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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잡념 박스

끊임없이 손을 내밀다, 어느 날 툭..

“넌 안 되겠다…”

by Edit Sage

처음엔

기대였다.

그다음엔

인내였다.

그다음엔

미련이었고,

그다음엔

기도였다.



하지만 어느 날,

툭—

감정이 아닌,

에너지의 실이

‘끊어졌다’.



넌 안 되겠다…

이 말은 포기에서 나온 게 아니다.

그건 깊은 수용에서 나온

무감각의 통보다.



사랑을 주려 했고,

이해하려 했고,

변화를 믿으려 했지만

계속 같은 돌을 품에 안고

깊은 강을 건넌 자는

어느 순간,

돌이 물이라는 착각을 그만두게 된다.



그건 냉정함이 아니라,

정신의 자생 작용이다.

더 이상 무너지지 않기 위해

사랑을 닫는 일.

그건 멀어짐이 아니라

살아남기 위한 감정의 단절이다.



툭.

그 작고 가벼운 소리는

사실,

너무 오래

묵직하게 견뎌온 증거다.



그러니,

“넌 안 되겠다”는 말은

절망이 아니라,

‘이제 나는 나의 중심을 돌보겠다’는 선언이다.



그 말을 내뱉은 너는,

비로소 자기 자신을

사랑하기 시작한 것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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