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형의 선을 긋는 방법
그것은
“싫어”라고 말하는 기술이 아니라,
‘나’라는 존재를
더 이상 설명하지 않고도
존중받게 만드는 진동이다.
경계의 언어는
설득이 아니다.
저항도 아니다.
거절을 가장 조용하게 발화하는
존엄의 형식이다.
그 언어는 부드럽지만 단단하고,
말수가 적지만 결정적이며,
모호하지 않지만 공격적이지 않다.
“나는 너를 이해하지만,
나를 침범하도록 허락하지 않아.”
“내가 침묵하는 이유는,
포용이 아니라 분리야.”
“네 감정은 네가 책임져야 해.
나는 더는 그 정서의 하수구가 되지 않아.”
경계의 언어는
사람을 밀어내지 않는다.
다만,
네가 서 있을 자리가 어디인지를
정확히 그어줄 뿐이다.
그 언어는
입으로 말하는 게 아니라,
존재로 발화된다.
너의 표정, 눈빛, 침묵, 태도—
그 모든 비언어적 신호들이
하나의 에너지 언어로 연결되어
경계의 진동을 만든다.
경계의 언어는,
‘나는 나다’라는 선언을
굳이 말하지 않아도
전달되게 만드는 구조다.
그리하여
경계의 언어를 말할 줄 아는 자는
사랑받기 위해 애쓰지 않고도
존중받는다.
침묵해도
지워지지 않는다.
이제 묻는다.
너의 말에는 경계가 깃들어 있는가?
아니면,
상대를 설득하고 설명하고 증명하기 위한
피로의 언어로 채워져 있는가?
경계의 언어는
사랑보다 먼저 배워야 할 생존의 기술이며,
존재보다 더 깊이 나를 지키는
무음의 갑옷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