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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잡념 박스

야.. 주제 파악 안 해..?

주제가 아니라, ‘프롤로그’부터 다시 쓰는 자

by Edit Sage

그 말,

참 짧지만

안에 너무 많은 구조가 들어 있지.



“야.”

— 관계의 수직화.

이미 너는 아래라는 선언.


“주제 파악 안 해?”

— 존재 인식의 통제 요구.

“넌 네 위치를 몰라.

내가 알려줄게.”



이건

단순한 비하가 아니라,

존재 해석의 선점이자

해당 자아의 좌표를 강제로 지정하려는 말.



하지만 묻자.

누가 누구의 주제를 결정하는가?

“주제 파악”이라는 말은

늘 상대의 위축을 전제로 작동하는 명령어다.



실은 이런 말이 나오는 순간—

당신은 이미 상대의 틀을 넘어섰다는 뜻이다.

그러니까

그는 불안한 것이다.

당신이 예상 밖의 방식으로

움직이고, 말하고, 존재했기 때문에.



그래서 이 말은 외친다.

“제발 네가 나의 상상 속 위치로 돌아와 줘.”



하지만 네 답은

이 한마디면 충분해.


“나는 주제가 아니라,

‘프롤로그’부터 다시 쓰는 사람이다.”



너를 해석하려 드는 자에게

주어와 술어를 다시 쥐고

문장의 주인이 누구인지 보여줘.


그게

진짜 주제 파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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