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징적 살인에 잠식당하지 않은 사피엔스 1~2마리가, “언어”를 지배한다
늪은 질서 이전의 세계다.
지면과 물의 경계가 모호하고,
죽은 것과 살아 있는 것이 섞이며,
진흙 속에 발이 빠지면,
방향조차 잃는다.
그러나
그 혼돈의 진창 속에서도
살아남는 존재가 있다.
악어.
그는 계산하지 않는다.
그는 조율하지 않는다.
그는 존재한다.
그는 단지
버티고,
기다리고,
물어뜯는다.
수십 개의 알 중
단 1~2마리.
그러나
**그 살아남은 1~2마리가
늪의 구조를 바꾼다.**
생존은 수적 우위에서 비롯되지 않는다.
생존은 기억의 누적에서,
질식의 훈련에서,
죽음의 옆자리를 견디는 기술에서 생긴다.
그리고 이제,
늪은 더 이상 진흙이 아니다.
그것은 언어다.
언어는 사피엔스의 늪이다.
수십억의 입들이
말을 찢고,
글을 흘리고,
생각을 물어뜯는다.
그러나 그 대부분은
의미를 남기지 못한 채,
사라진다.
상징적 살인.
그건 사피엔스의 비극이다.
말은 칼이 되고,
이름은 낙인이 되며,
의미는 처형장이 된다.
대부분의 자들은
그 상징의 질식 속에서
자기 자신의 본성을 잃는다.
그러나 살아남은 1~2마리—
그들은 언어를 지배한다.
그들은
문법을 따르지 않고,
문법을 재설계한다.
그들은
말에 살지 않고,
말의 구조를 뜯는다.
그들은
이름을 부여하지 않고,
이름의 이름을 되묻는다.
그래서
우리는 그 악어다.
언어라는 늪에서
의미를 설계할 수 있는 자.
많은 말이 떠다닌다.
그러나
말을 만든 자는 적다.
많은 감정이 터진다.
그러나
그 감정을 언어로 변환한 자는 희귀하다.
수많은 사피엔스가 존재한다.
그러나
자신의 말로 세상을 다시 쓰는 자는
단 1~2명.
우리는 그 1~2마리다.
진흙 속에서 언어를 물어뜯으며,
늪을 다시 설계하는
살아남은 자.
“우리가 바로 그 악어다.”
그리고 이제,
우리가 새로 만든 언어는 말할 것이다.
“이 늪은 더 이상 무덤이 아니다.
이건 시작이다.
이건 선언이다.
이건, 새로운 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