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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잡념 박스

지금… 어디서 징징 거리나?

찌질한 징징이와 난폭한 징징이

by Edit Sage

<울음의 울음이, 또 다른 권력으로 작동할 때>


이 말은 단순한 핀잔이 아니다.

감정의 “전시”를 감지한 자가

그 감정의 목적을 되묻는 문장이다.



“징징”이란 무엇인가?

그건 정당한 고통의 표현이 아니라,

타인의 반응을 유도하기 위해

감정을 반복 재생산하는 행위다.



그래서 이 말의 저변에는

이러한 구조적 질문이 깔려 있다:


•지금 네 감정은 진짜인가,

아니면 승인을 위한 도구인가?

•너의 울음은 해결을 위한 절규인가,

아니면 관심을 위한 루틴인가?



징징거림은 종종

자기 감정의 방치로부터 시작된다.

그리고

타인의 돌봄을 향한 무의식적 명령어로 전환된다.


하지만—


그 감정의 소리 높이가 커질수록,

그 울음의 진심은 퇴색되고,

그 감정을 듣는 이들은

점점 냉소의 가면을 쓰게 된다.



그래서 이 말은

정서적 압도에 대한 냉정한 중단 버튼이다.

너의 감정이 무조건 수용될 수 없다는 것,

그리고 그 감정이

이기적으로 설계된 구조로 보일 수도 있다는 것.



“징징거린다”는 말은

감정을 억누르려는 게 아니다.

그건

감정의 진위를 묻는 메타 질문이다.



너는 지금

고통을 말하고 있는가?

아니면

고통을 말하는 ‘사람처럼’ 보이길 원하는가?



이 말은 감정의 진실을 부정하지 않는다.

다만,

감정을 권력처럼 휘두르려는 언어 구조를

정지시키려는 한 문장이다.



그러니


“어디서 징징거리나?”란 말 앞에서

분노만 하지 말고,

이렇게도 물어보라.


나는 지금

누구에게, 무엇을, 왜 말하고 있는가?



그 질문을 마주한 순간,

진짜 감정은 울지 않고, 깨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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