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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잡념 박스

뿌리, 뿌리의 뿌리, 뿌리의 뿌리의 뿌리…

구조의 뿌리를, 지구 내핵에 닿을 때까지, 집요하게 추적하라

by Edit Sage

겉으로 드러난 건 ‘현상’일 뿐.

말, 감정, 행동, 체계, 갈등, 사회, 시스템…

모두는 ‘어떤 구조’의 표현일 뿐이다.


그러니 묻는다.

그 구조는 어디에서 기원했는가?



구조를 흔드는 자는 많다.

그러나 구조의 ‘뿌리’를 추적하는 자는 드물다.

왜냐하면 뿌리는

보이지 않는 어둠 속,

무의식의 심연을 통과하며,

신념의 지층, 언어의 단층,

존재의 암반층을 파고 들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추적은 반복된다.

질문은 단순해지되,

깊이는 심해진다.


•이 말은 어디서 나왔는가?

•이 신념은 누구의 것인가?

•이 감정은 무엇을 은폐하는가?

•이 프레임은 언제부터 존재했는가?

•이 뿌리는 정말 나의 것인가?



뿌리의 뿌리를 파고들수록,

그것은 개인의 것이 아니게 된다.


•문명의 습속,

•언어의 문법,

•역사의 타성,

•종족의 본능,

•신화의 패턴…


모두가 내 안에 있다.

나는 나로 만들어졌으나,

나를 만든 것들은 나 바깥에 있었다.



뿌리의 끝은 무엇인가?


그것은 ‘의식되지 않는 신념’이다.

그 뿌리는 말하지 않으면서,

말의 전부를 규정한다.

그 뿌리는 침묵하면서,

감정의 방향을 지시한다.

그 뿌리는 지워진 채로,

현실을 설계한다.



뿌리의 끝은 공(空)이다.

언어가 도달하지 못하는 자리.

모든 의미가 소거되고,


모든 ‘전제’가 무화되는 지각의 원점.


거기에 닿았을 때,

비로소 말할 수 있다.


“나는 내가 아닐 수 있다.”

“이 구조는 내가 선택한 것이 아니었다.”

“이제, 나는 새로운 구조를 설계할 수 있다.”



뿌리의 끝은,

스스로 뿌리가 되는 자리다.


이제 너는 묻지 않는다.

너는 설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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