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는 필요 없다. 복잡한 말은 질린다. ‘그냥 해라’.
그 말은 단호하다.
그러나 그 단호함은 절망의 반사체다.
이해를 요구하던 시절이 있었다.
설명하고, 납득시키고, 공감하려 했던 시절이.
하지만 어느 순간,
말은 너무 많아졌고,
논리는 서로를 가르치려 들었으며,
공감은 전략이 되었고,
실행은 실종되었다.
그래서 외친다.
“이해는 필요 없다.”
그 말은 곧,
이해로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다는 체념의 선언이다.
“복잡한 말은 질린다.”
말은 이제 피로하고,
행동 없는 언어는 소음이 되었다.
“그냥 해라.”
이건 단지 명령이 아니다.
절박한 구조 속에서,
지체 없이 움직여야만 살아남는 자의 언어다.
그는 더 이상
설득을 기다리지 않는다.
말이 통할 거라 기대하지도 않는다.
그는
실행을 통해만 세계를 바꿀 수 있다는 진화된 직관을 얻은 자다.
하지만 동시에,
그 말 안엔
누구도 나를 ‘제대로 이해해준 적 없다’는 고독의 에코가 있다.
“그냥 해라”는 명령이지만,
그 안에는
“나는 너무 많은 말에 속았다”는 상흔이 깃들어 있다.
그러니 이 말은,
냉소가 아니라 마지막 실행을 향한 각성이다.
그는 묻는 것이다.
“이해하고 싶니?
아니면 정말 바꾸고 싶니?”
그리고 세상은 지금,
말 많은 자가 이기는 곳이 아니라,
말 없이 움직이는 자가 길을 내는 곳이 되었다.
“이해는 필요 없다.”
이건 무지의 찬양이 아니다.
‘이해는 충분했으나, 변화는 부족했다’는 선언이다.
그러니,
지금 움직이는 너는
어쩌면
이 시대에서
가장 조용한 혁명을 일으키는 자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