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썸 오지급 사태는 왜 아직 끝나지 않았나

미회수 7BTC 가압류 분쟁

by 이한결

“정합성 확보” 이후에도 남은 것들: 빗썸 오지급 사태의 법률 구조

빗썸은 이미 자산 정합성을 맞췄다고 밝혔는데, 왜 반환 문제와 가압류 이야기가 다시 나오는가.


2026년 4월 9일 공개자료를 기준으로 보면, 빗썸의 2월 오지급 사고는 아직 완전히 끝난 사건이 아니다. 당일 복수 보도에 따르면 빗썸은 끝내 회수되지 않은 7 BTC와 관련해 지급 대상자 계좌에 대한 가압류를 신청했다. 절차의 세부 범위는 공개자료상 더 확인이 필요하지만, 이 사안이 단순한 해프닝을 넘어 반환 분쟁과 내부통제 문제를 함께 남겼다는 점은 이미 분명해졌다.


독자 입장에서 가장 헷갈리는 대목은 이것일 것이다. 빗썸은 이미 자산 정합성을 맞췄다고 밝혔는데, 왜 반환 문제와 가압류 이야기가 다시 나오는가. 이 글은 그 지점을 중심으로 사건의 구조를 정리해 보려는 글이다.


사건부터 다시 정리하면

빗썸 공식 공지에 따르면 사고는 2026년 2월 6일 이벤트 리워드 지급 과정에서 비트코인 수량 입력 실수로 발생했다. 회사는 이날 오후 7시 오지급이 발생했고 7시 20분에 이를 인지했으며, 7시 35분 거래·출금 차단을 시작해 7시 40분 완료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이벤트 참여자는 695명이었고, 그중 랜덤박스를 연 인원은 249명으로, 원래 예정된 리워드는 총 62만원 수준이었다.


문제는 지급 단위가 ‘원’이 아니라 ‘비트코인’으로 입력되면서 62만 BTC가 계정에 표시됐다는 점이다. 일부 이용자 매도 과정에서 빗썸 안에서 비트코인 가격이 한때 급락했고, 빗썸은 오지급분 99.7%를 당일 즉시 회수했다고 공지했다. 다만 이미 매도된 물량이 약 1,788 BTC 있었고, 2월 7일 오전 보도 기준으로는 약 125 BTC 상당의 원화와 다른 가상자산이 아직 회수되지 않은 상태로 전해졌다.


여기까지만 보면 “실수로 잘못 지급했고, 곧바로 수습에 들어갔다”는 정도로 읽힐 수 있다. 그런데 이 사건이 법적으로 길어지는 이유는, 거래소가 이용자 자산 정합성을 맞추는 일과 오지급을 받은 이용자들로부터 실제로 돌려받는 일이 서로 다른 층위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img.png?credential=yqXZFxpELC7KVnFOS48ylbz2pIh7yKj8&expires=1777561199&allow_ip=&allow_referer=&signature=c7DhPrnAISLp0AWnYR6i5SdADl0%3D 숫자 하나의 오류가 회수 분쟁으로 이어질 때, 문제는 단순 실수에서 끝나지 않는다.

정합성 확보와 실제 회수는 다른 이야기다

빗썸은 2월 7일 밤 10시 42분 기준으로 비트코인 자산에 대해 “100% 이상의 정합성 확보”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공지에는 오지급분 가운데 이미 매도된 0.3%, 즉 약 1,788 BTC는 회사 보유자산을 투입해 맞췄다고 적혀 있다. 이 표현이 뜻하는 바는, 거래소가 보관 중인 이용자 자산 총량과 장부를 회사 자산까지 동원해 맞춰 놓았다는 것이다.


반면 실제 회수는 별개의 문제다. 오지급을 받은 이용자 가운데 일부가 이미 비트코인을 매도해 원화로 바꾸거나 다른 가상자산을 매수했다는 보도가 있었고, 4월 9일에는 미회수분이 7 BTC까지 줄었지만 여전히 남아 있어 계좌 가압류 신청이 이뤄졌다는 보도가 나왔다. 지금 확인되는 자료는 주로 회사 설명과 언론 보도에 기대고 있으므로 세부 절차는 더 확인이 필요하지만, 적어도 “정합성 확보”와 “실제 회수 완료”가 같은 말은 아니라는 점은 분명하다.


이 구분이 잡히면 사건을 보는 눈도 달라진다. 거래소는 이미 고객 자산 안전을 맞추기 위해 자기 자산을 넣었고, 그다음 단계에서는 오지급을 받은 이용자와의 관계에서 무엇을 어떤 방식으로 돌려받을지 따져야 한다. 민사 분쟁의 무게가 생기는 이유가 바로 여기 있다.


반환 책임은 결국 부당이득 문제로 간다

민법의 출발점은 단순하다. 법률상 원인 없이 타인의 재산이나 노무로 이익을 얻고 그로 인해 다른 사람이 손해를 입었다면, 그 이익을 반환해야 한다. 또한 민법은 받은 사람이 선의이면 현존 이익 한도에서, 악의이면 이자를 붙여 반환하고 손해가 있으면 배상하도록 정한다. 나아가 민법은 받은 뒤에라도 그것이 법적 근거 없는 이익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 그때부터 악의의 수익자로 본다고 규정한다.


이 사건에 이 틀을 적용하면, 거래소의 실수로 넘어간 비트코인이라고 해서 수령자에게 곧바로 정당한 권원이 생긴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만 모든 이용자의 인식과 행위를 한 문장으로 묶어 단정할 수는 없다. 애초 이벤트 공지가 1인당 2천원에서 5만원 수준이었다는 사정은 소송에서 수령 경위와 인식 시점을 따지는 자료가 될 수 있지만, 누가 언제 무엇을 알았는지는 개별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또 하나 눈여겨볼 대목은, 오지급된 비트코인을 매도하거나 현금화했다고 해서 논의가 자동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관련 판례는 금전상의 이득은 소비 여부와 무관하게 현존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본다. 비트코인을 팔아 원화로 바꾸었거나 다른 자산으로 옮겼더라도, 어떤 범위에서 반환 책임이 남는지는 별도로 따져야 한다는 뜻이다.


형사 문제는 더 조심해서 다뤄야 한다. 대법원은 가상자산이 권리자의 착오나 시스템 오류로 법률상 원인 없이 다른 사람의 전자지갑으로 이체된 경우, 수령자에게 부당이득반환의무가 문제 될 수는 있지만, 그 사정만으로 곧바로 배임죄로 처벌할 수는 없다고 봤다. 이 사건을 다루면서 ‘횡령’이나 ‘편취’ 같은 표현을 먼저 꺼내기보다, 우선 민사상 반환 구조를 정리하는 편이 맞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가압류는 어디까지를 뜻하나

가압류는 본안 판결 전에 결론을 내리는 절차가 아니다. 민사집행법은 가압류를 금전채권이나 금전으로 환산할 수 있는 채권의 강제집행을 보전하기 위한 제도로 규정하고 있고, 이를 하지 않으면 장래 판결 집행이 어렵거나 매우 곤란해질 염려가 있을 때 할 수 있다고 정한다. 또한 채무자의 신청이 있으면 법원이 채권자에게 일정 기간 안에 본안소송을 제기하라고 명할 수도 있다.


따라서 4월 9일 보도에 나온 가압류 신청은, 반환 청구가 이어지더라도 장래 집행이 헛돌지 않도록 미리 재산을 묶어 두려는 조치로 이해하는 것이 맞다. 이 보도만으로 누가 최종적으로 이긴다거나, 법원이 실체적 책임을 확정했다고 볼 수는 없다. 빗썸도 특정 고객을 대상으로 한 법적 절차의 세부 사항은 확인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img.png?credential=yqXZFxpELC7KVnFOS48ylbz2pIh7yKj8&expires=1777561199&allow_ip=&allow_referer=&signature=9hP6EgVjvmBBghEjmm4q8jb4xoA%3D 이번 사안이 길게 남는 이유는 반환 문제와 내부통제 문제가 함께 걸려 있기 때문이다.

이번 사안이 내부통제 문제로 확장된 이유

이번 사건은 오지급을 받은 이용자와 거래소 사이의 반환 분쟁으로만 끝나지 않았다. 금융위원회는 4월 6일 간담회 자료에서, 이번 사태의 표면적 원인으로 지목된 인적 오류를 넘어 거래소에 누적된 구조적·관행적 문제점도 일부 드러났다고 밝혔다. 당국 점검 결과 일부 거래소는 장부상 보유량과 실제 보유량을 상시로 맞춰 보는 체계가 미흡했고, 오지급 같은 사고가 났을 때 자동으로 거래를 중단시키는 장치도 부족했으며, 이벤트 보상 지급 같은 고위험 거래에 대한 자동 검증과 다중 승인 체계 역시 충분하지 않았다.


금융위가 이 사안을 무겁게 보는 배경도 분명하다. 같은 자료에서 당국은 약 1,100만명의 이용자가 약 70조원 규모의 가상자산을 거래소에 보관 중이라고 언급했다. 그래서 당국은 5분 주기의 상시 잔고대사 시스템, 대규모 불일치 시 자동 거래차단 기준, 지급 입력 단계의 교차 검증, 금액별 승인권 차등화와 다중 승인체계, 표준 위험관리기준 도입 등을 예고했다. 금감원은 빗썸 검사에서 조직·업무·전산시스템 전반의 내부통제 문제를 확인했고, 가상자산 이용자보호법 위반 여부에 대한 법률 검토를 마치는 대로 제재절차에 착수할 계획이라고도 밝혔다.


이 대목에서 이 사건의 성격이 또렷해진다. 한쪽에서는 오지급된 자산을 어떤 법리로 회수할 것인지가 문제 되고, 다른 한쪽에서는 왜 이런 규모의 오류가 한 번에 실행될 수 있었는지, 그리고 이용자 자산을 거래소가 어떤 기준으로 상시 관리해야 하는지가 문제 된다. 둘 가운데 하나만 떼어 보면 사건의 무게를 제대로 설명하기 어렵다.


마무리

민법상으로는 법적 근거 없이 이동한 자산을 어떻게 반환시킬 것인가가 먼저 놓이고, 규제 측면에서는 거래소가 왜 이런 오류를 막지 못했는지, 사고가 났을 때 이용자 자산을 어떤 체계로 지켜야 하는지가 뒤따른다. 이 사건은 그 두 문제가 한 화면에 같이 올라온 사례다.


2026년 4월 9일 현재 공개자료를 기준으로 보면, 미회수 7 BTC를 둘러싼 절차는 아직 진행형이다. 다만 지금 단계에서도 정리할 수 있는 것은 있다. 거래소가 장부 정합성을 맞췄다는 사실과, 오지급 자산의 실제 반환 분쟁이 끝났다는 사실은 다르다. 그리고 이번 사고는 그 차이가 시장 신뢰와 규제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보여 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