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우리 동네_ 밥집 소개하기
여고생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글쎄 국밥이려나.
친구들과의 대화에서 우리는 왜 국밥을 좋아하는가. 우리는 여고 시절부터 왜 국밥을 먹었는가에 대한 열띤 토론을 나눴다.
아마도 가까운 식당이 국밥집 밖에 없어서였겠지.
그랬다. 그 시절 나의 최애 맛집은 학교 앞 티니위니의 떡도그와 컵빙수였다.
떡도그는 떡 안에 햄이 들어가 튀김가루를 묻혀 튀긴 것, 컵빙수는 빙수를 작은 컵사이즈로 만들어 팔던 것이었다.
우리의 일탈은 선생님들 몰래 떡도그와 컵빙수를 시켜 먹던 것이었다. 운이 없어 야자시간에 걸려 운동장을 오리걸음으로 걸은 후로는 사 먹을 수 없었지만.
떡도그는 밥이 아니기에 여고 근처에 있던 신가가마솥 국밥이 그다음 맛집이었던 것이다.
실은 광양에서는 딱히 식당을 가지 않는다. 가장 좋아하는 것은 집밥이고 엄마가 해준 국과 반찬이니까.
그래도 가끔씩 생각나는 음식이 신가 가마솥 국밥이다.
광양에 놀러 온다는 지인들이 맛집을 소개해달라고 하면, 어쩔 수 없이 신가 가마솥 국밥을 외친다.
국밥집에 들어서는 순간, ‘아 맛집이구나 ‘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연령대가 다양한 손님들이 매장 안을 꽉 채우고 있으니까 말이다.
국밥 위 올려진 피순대의 포근포근함과 고소함이 입 안 가득 느껴진다.
이마 위에는 송골송골 땀방울이 맺히고, 뜨끈한 국물이 위장을 채운다.
흔히들 광양 맛집에 대해 이야기할 때면, 광양 숯불구이를 이야기한다.
하지만 광양에서는 숯불구이보다는 닭구이가 더 맛있다.
국밥이 너무 부실하게 느껴진다면 옥룡계곡을 넘어가는 길에 위치한 차도리가든으로 안내한다.
숯불에 구워진 닭구이의 노릇노릇함에 군침이 넘어간다. 실내는 연기로 자욱하지만 그 안에서 구워지는 닭구이를 먹는 것이 그 나름의 맛이니까.
여름에는 백숙을 포장하여 계곡으로 향하는 건 어떨까
국밥으로 쌓아 올린 바이브 때문일까. 여고시절 동창들을 만나면 내숭 따위는 없다.
함께 놀러 간 부산여행에서도 금세 그 시절 수련회 생각이 나고, 눈으로 보기에 예쁜 것보다는 맛있고 몸에 좋은 것을 챙긴다.
음식이 그 사람을 나타낸다는 말이 어쩌면 맞을지도 모르겠다.
파스타에 샐러드가 아닌 만나면 국밥과 닭구이를 먹는 것이 익숙한 우리가 구수하고 정겹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