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이 스스로 학습할 수 있는 세상이 가까워졌다.
인공지능은 질문에 답하고, 글을 써주고, 개념을 요약해 준다. 이 변화는 교사인 나조차 설레게 한다. 어떤 아이에게는 세상을 향한 창이 되었고, 어떤 아이에게는 불안을 줄여주는 방패가 되고 있다.
그런데 점점 마음이 불편해졌다. 이유는 예상 밖이었다.
아이들의 질문이 점점 없어지는 것을 순간, 조용한 교실을 느꼈을 때였다.
순간, 설명할 수 없는 감정이 밀려왔다.
GPT는 정답을 준다. 빠르고 정확하게. 그런데… 학생들이 더 이상 ‘왜’라는 질문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 나는 두려웠다.
교육은 정보 습득만이 아니다. 아이들이 스스로 궁금해하고, 탐색하고, 의심하며 자기만의 길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다. 하지만 지금의 AI는 정답만을 줄 뿐, 그 정답에 이르게 되는 ‘사고의 경로’를 보여주지 않는다.
어떤 아이는 질문하는 법을 잊어갔고, 어떤 아이는 GPT의 설명만 베껴 적은 뒤 “공부 다 했다”고 말했다. ‘사고’ 대신 ‘따름’을 선택하게 된 것이다.
물론, AI는 학습을 ‘돕는 도구’다.
하지만 이 도구가 지나치게 잘 설계되어 있다면 어떨까?
모든 학습 경로를 AI가 안내하고, ‘비효율적’이라 여겨지는 질문이나 우회로를 차단한다면, 그건 과연 진짜 학습일까?
아이들이 AI에 의해 가이드된 경로만을 따라가게 될 때, 우리는 ‘자유롭게 배울 권리’를 조금씩 잃어가고 있는 건 아닐까?
나는 교육의 미래를 낙관하고 싶다.
하지만 그 미래는, 기술의 정교함보다 아이들의 ‘사고할 자유’를 먼저 보장해야 한다.
AI는 도구일 뿐이다. 배움의 주체는 아이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