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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뤼 Jul 28. 2018

엄마의 뒤를 이어 엄마가 된다.

사랑 그리고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영화. 맘마미아2

브런치 무비패스에서 먼저 관람하였습니다.


# 이런 분이라면 좋아할 영화


10년 전에 개봉한 맘마미아를 재밌게 보신 분

뮤지컬 영화를 좋아하시는 분

ABBA 음악을 즐겨듣는 분

엄마와 함께 볼 영화를 찾는 분

애인이랑 볼 영화를 찾는 분


# 쿠키영상이 있나요?


네, 엔딩 크래딧이 올라간 뒤에 작은 쿠키영상이 있어요. 후속작을 위한 떡밥은 아니고, 크래딧을 끝까지 시청해주신 분들께 드리는 작은 선물 같은겁니다. 더 이상은 스포이니, 직접 보시길 바랍니다.




# 전작에 이은 연결고리


2008년에 개봉한 맘마미아1에서 소피(아만다 사이프리드 님)는 서랍속에 숨겨둔 엄마의 일기장에서 젊은 시절 도나(메릴 스트립 님)의 애인들의 존재에 대해서 알게 된다. 소피는 본인의 결혼에 하객으로 샘(피어스 브로스넌 님), 해리(콜린 퍼스 님), 빌(스텔란 스카스가드 님)을 초대하고, 그들 중 누가 소피의 아빠인지를 찾는 것이 주 내용이었다.

엄마 일기장 속, 엄마와 애인의 사랑이야기를 읽으며 즐거워 하는 소피
그리스의 외딴 섬에서 보여주는 엄마의 사랑이야기, 맘마미아2

10년 만에 개봉한 맘마미아2에서는 도나(메릴 스트립 님)가 운영하던 호텔을 재개장 준비하면서 시작된다. 분주하게 준비를 하는 때마침, 소피(아만다 사이프리드 님)는 자신이 임신했다는 것을 알게된다. 호텔은 그녀와 그녀의 어머니인 도나의 일생의 추억이 담긴 장소이다. 호텔 재개장을 앞두고 임신하게 된 소피는 도나가 어떻게 임신을 했고, 이 호텔 주인이 되었는를  전해준다. 39년 전, 꿈많고 낭만에 찬 젊은 시절 도나와 리즈 시절 세 애인의 사랑이야기가 ABBA 음악에 맞춰 전달된다.

39년 전과 현재(2018년) 영화 속 등장인물을 구분


이제부터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원하지 않는 분들은 스크롤을 멈춰주세요.


# ABBA음악과 스토리의 적절한 조화


맘마미아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뮤지션 아바(ABBA)의 명곡을 활용하여 스토리를 전개하는 주크박스형 뮤지컬 영화이다. Waterloo, Dancing Queen, Mamma Mia, I have a Dream 등의 음악은 남녀노소 불문하고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는다.

맘마미아는 감독과 각본이 ABBA 음악과 스토리의 조화가 얼마나 매끄럽냐가 주요 포인트다. 그런 면에서 올 파커 감독은 젊은 도나(릴리 제임스 님)의 대학 졸업식과 ' When I kiss the teacher'를 연결했다. 가사 속 내용과 영화 내용은 알맞지 않았으나 애인을 찾아 나서는 도나의 시작을 위한 터닝포인트로서 대학 졸업식이 적절했고, ABBA 음악 중 아이스브레이킹으로 적절했다.


옥스포드 대학을 졸업식에서 낭독문을 읽는 도나 / When I kissed the teacher(1976)
졸업을 즐기는 도나와 로지 그리고 타냐
드넓은 세상을 향해 떠날 결심을 하는 도나
인생은 짧고 세상은 넓어. 멋진 추억을 만들고 싶어! (젊은 도나, 릴리 제임스 님)

도나는 졸업을 축하해주지 않고 가수 활동에만 전념하는 엄마에게 실망한다. 가족으로 채워지지 않은 부분을 멋진 추억으로 채우고자 드넓은 세상으로 여행을 떠난다. 무작정 프랑스로 떠난 그녀는 파리에서 젊은 해리를 만나게 된다. 도나를 보자마자 첫눈에 반한 해리는 음식점에서 막무가내(무데뽀)로 그녀에게 사랑을 고백한다. 현실에서 해리처럼 고백했다면 귓방망이를 맞고, 성희롱으로 고소를 당했을 것이다. 그러나, 영화이다보니 도나는 순수하고 본인 감정에 충실한 해리에게 반하고 함께 밤을 보낸다.

프랑스 파리에 도착한 도나(왼쪽) / 호텔에서 우연히 만난 해리(오른쪽)
맘마미아1에서 79년 도나와 해리(왼쪽) / 맘마미아2에서 도나와 해리(오른쪽)

음식점에서 그녀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젊은 해리 역의 휴 스키너의 Waterloo를 보다보면 무모한 그의 사랑고백도 귀엽게 보인다. 아래 짧은 영상을 통해서 해리의 waterloo를 보면 공감할 것이다.


음식점에서 도나에게 전심을 다해 사랑을 전하는 해리

그러나 해리는 사랑한다는 마음을 온 몸으로 전하는 나이스하고 열정적인 남자가 아니고, 침대에서 그녀의 품에 꼭 안겨 있다. 남녀가 뒤바뀐 역할에 만족 못한 도나는 해리와 이별을 고한다. 첫사랑은 실패한다는 속설을 증명하듯 해리의 도나를 향한 서툰 사랑은 끝이 난다. 해리는 뒤늦게 그녀를 쫓아 선착장까지 갔지만 이미 그녀가 탄 배는 떠나가 버렸다.

도나를 쫓아 왔지만 배를 놓친 해리

맘마미아에서는 선착장은 이별의 상징이자, 새로운 만남의 장소이다. 전작에서는 세 아빠가 만나게 되는 장소였고, 본편에서는 젊은 빌(조쉬 딜란 님)과 만나게 된다.

전작에서 배를 놓친 해리와 빌(왼쪽) / 본편에서 배를 놓치게 하는 장본인, 감독관(오른쪽)

간발의 차로 배를 놓친 도나는 개인 요트 위에서 배를 정비하는 금발의 빌에게 바다 건너 섬에 가도록 도와달라고 한다. 잠깐의 농을 치다가 그녀를 태우고 바다 넘어로 여정을 떠나며 둘의 장난스러운 사랑은 싹튼다.

바다 위 요트에서 도나와 빌은 시원하고 톡톡거리는 트로피카나 탄산음료 같은 모습을 보여준다. ABBA의  'When did it have to be'는 바람둥이 역할인 빌의 컨셉과 적절하다. 의존적인 사랑에 지친 도나에게 가벼운 연애를 즐기는 빌은 색다른 매력이었던 것이다.


빌과 도나의 멋진 호흡이 돋보이는 'When did it have to be'
도나와 빌의 요트 위 로맨스 신

빌의 배를 타고 그리스의 작은 섬에 도착한 도나는 언덕 위에 있는 버려진 농장에 묶게 된다. 낡고 관리가 안된 장소이나 울창한 숲과 맑은 하늘이 반겨주어 도나는 그곳에 정착하게 된다.

문을 열어 농장의 풍경을 즐기는 도나

비가 오자 마굿간이 무너지게 되고, 마굿간에 갇힌 말을 구해주기 위해 도움을 청하러 가는 중 젊은 시절 샘(제레미 어바인 님)을 만나게 된다. 그의 도움으로 말을 구조하고, 둘은 서로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다.

도움을 청하러 가는 중 샘을 만난 도나

도나는 원래 이런 여자가 아니라고 하지만 샘을 만나 마음을 풀고 몸과 마음을 다 주게 된다.

불타는 첫사랑, 가벼운 연애를 경험한 도나는 샘과의 사랑을 천천히, 서서히, 부드럽게 만들고 싶어한다. 샘을 운명적 대상이라고 생각한 도나는 섬 내 번화가의 음식점에서 'Andante, Andante'를 부르며 샘과의 사랑을 기린다. 그리고 안정적인 건축가로서의 일상을 뒤로하고 1주일 간 머리를 식히러 온 샘에게 도나는 섬에서 평생 함께 살자고 고백을 한다. 샘은 도나의 고백을 흔쾌히 승낙하지 못하고 어벌쩡된다.

샘과 사랑에 빠진 도나

샘과의 달콤한 사랑은 우연히 보게 된 그의 노트 속 약혼자와 함께 찍은 사진을 보고 끝나게 된다. 샘과의 사랑이 깊었던 탓에 활력을 잃은 그녀를 위로하기 위해 타냐와 로지가 섬을 방문한다.

약혼자에게 돌아가는 샘(왼쪽) / 도나를 위로해주기 위해 섬에 방문한 타냐와 로지(오른쪽)

타냐와 로지와 함께 번화가 음식점에 방문한 도나는 이전에 방문했던 때와 달리 기운이 축처져 있다. 타냐와 로지가 권하여 도나는 영화의 타이틀 곡인 mamma mia!를 부르며 힘을 얻는다. 1편에서 메릴 스트립/줄리월터스/크리스틴 바란스키가 보여주는 '도나와 다이나모'의 공연처럼, 릴리제임스/알렉사 데이비스/제시카 키나 윈이 보여주는 '도나와 다이나모' 공연도 유쾌했다. 특히, 화려한 의상과 퍼포먼스는 일품이었다.

2편(1979년) 도나와 다이나모(왼쪽) / 1편(2008년) 도나와 다이나모(오른쪽)

시련의 아픔은 주변의 위로보다 사랑으로 잊혀진다. 도나는 샘이 준 아픔을 빌을 통해 잊는다. 도나를 떠난 샘이 약혼자를 버리고 다시 도나에게 되돌아오지만 도나는 이미 빌과 떠나버렸다.

영화는 다시 현재를 배경으로 돌아가게 된다. 폭우로 비행기가 결항되어 축하파티에 오기로 약조된 인사들이 줄이어 취소를 하게 된다. 소피는 재개장 파티를 실패했다며 낙심할 때, 비즈니스 계약 건으로 불참할 해리(콜린 퍼스 님)와 수상소감 발표로 불참할 빌(스텔란 스카스가드 님)이 바다로 나가지 못하는 뱃사람들을 모아 섬으로 들어온다. 경쾌한 Dancing Queen 음악과 함께 화려한 군무가 보는 이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해준다.

파티 게스트들을 모아 섬으로 향하는 해리와 빌
섬에 도착하여 Dancing Queen 음악에 맞춰 군무를 하는 샘, 해리, 빌

파티가 무르익었을 때, 전작에서 'Super Trouper'를 부르며 파티의 흥을 돋구었던 '도나와 다이나모'의 공연이 시작된다. 도나를 대신하여 딸인 소피가 센터를 맡는다. 도나를 기둥으로 로지와 타냐가 마이크를 붙잡고 있는 모습은 이 영화가 관객에게 주는 소소한 재미 중 하나이다. 소녀 감성 가득 담은 그녀들의 포즈는 너무 사랑스럽다.

도나의 자리를 이어 엄마의 친구들과 무대를 보여주는 소피
맘마미아1에서 재미를 준 도나와 다이나모의 공연

맘마미아2는 소피와 도나 이야기만 다루지 않고, 가수 '셰어'를 소피의 할머니 역할로 섭외했다. 그녀(루비 셰리던/셰어)가 왜 도나의 졸업식에 가지 않고 가수 활동에만 전념했는지를 잘 풀어낸다. 호텔 지배인으로 소개되던 페르난도(앤디 가르시아 님)이 그녀에게 상처를 주고 떠난 멕시코 남자였던 것이다. 추론해보면 지배인인 페르난도가 소피의 할아버지일 수 있는 것이다. ABBA의 Fernando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둘을 보며 운명적 남녀는 다시 만나게 된다는 전작의 스토리를 잇는다. 맘마미아2에서 올 파커 감독의 연출과 각본이 돋보이는 장면이다.

1편에서 운명적 남녀인 도나(메릴 스트립 님)과 샘(피어스 브로스넌 님)은 소피의 결혼식에서 다시 재결합하였다.
Fernando에 맞춰 춤을 추는 루비 셰리던과 페르난도
Fernando에 대해서 더 궁금하신 분들은 아래 링크를 따라가보세요. :D
ABBA의 Fernando에 대해 잘 정리되어 있는 블로그 글

화려한 파티 후, 9개월이 흘러 소피는 아이를 출산한다. 세례를 받기 위해 예배당을 찾은 소피 곁에는 남편(스카이/도미닉 쿠퍼 님), 세 아빠,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함께 한다. 그리고 도나의 영혼이 도나의 아이의 앞날을 축하해준다. 메릴 스트립, 릴리 제임스, 아만다 사이프리드가 함께 부르는 'My Love, My Life'는 자신을 낳고 길러준 엄마에 대한 사랑과 감사를 품고 있다. 또한 죽어서도 딸을 위해 축복해주는 한 없는 부모의 사랑을 보여준다.

아이를 낳아봐야 부모의 마음을 안다는 말이 머리 속을 지나갔다. 출산을 준비하며 자신은 남편과 아빠들이 있었지만, 혼자서 자신을 낳아준 도나의 사랑과 노고를 생각하는 소피의 대사가 이를 보여준다.

2편에서 아이를 안고 세례를 받기 위해 예배당으로 온 소피(왼쪽) / 1편에서 예배당에서 결혼실을 치르는 소피(오른쪽)


#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감독은 관객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보다 소중한 것은 사랑하는 가족'이라는 것이 아닐까 싶다. 일에 매달려 가족의 소중함을 놓치거나 명예를 쫓는 순간보다 고락을 함께한 가족의 소중함에 대해서 일깨워준다.

'뭐가 중요한 지 이제 알겠다'며 중요한 계약 도중 소피에게 향하는 해리(콜린 퍼스 님)

수상의 영광을 말하는 자리에서 쌍둥이 형에게 자리를 넘기는 빌(스텔란 스카스가드 님)

큰 호텔에서 일하게 될 기회를 저버리고 소피에게 돌아온 스카이(도미닉 쿠퍼 님)


그리고 사랑 영화이다보니, 연인과 사랑을 다룬 메시지도 전해준다. 살면서 여러 사람을 만나 사랑에 빠질 수 있다. 영화 속 해리(첫눈에 반하는 사랑), 빌(가볍고 달콤한 사랑), 샘(운명적 사랑)을 만나 행복한 기억을 간직할 수 있지만, 다툼이나 갈등이 생겨 이별할 수 있다. 영화는 나중에 후회할 행동을 하지 않고 용기있게 다가서 용서를 구하라는 메시지를 전해준다.

어린 도나에게 실망을 안겨준 자신의 행동을 후회하는 샘(피어스 브로스넌 님)

로지(줄리 월터스 님)에게 한번 더 기회를 달라며 애원하는 빌(스텔란 스카스가드 님)

루비 셰리던(셰어 님)에게 잘못을 고하는 페르난도(앤디 가르시아 님)


# 총평


8월 8일에 개봉할 맘마미아2는 전작과 유사한 플롯(plot)을 보여준다. 리마인드를 위해 전작을 복습하신 분들이라면 그리스의 작은 섬으로 떠나는 배를 놓치는 장면, 호텔에서 파티를 하는 장면, 엔딩크레딧 무대인사 등에서 유사성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스토리나 ABBA 음악도 좋았지만 또 다른 볼거리는 도나와 다이나모의 의상이다. ABBA가 활동하며 입던 나팔바지에 화려한 슈즈는 이 영화의 중요한 시그니처이다. 예쁜 옷을 입고 무대에 서서 노래를 부르는 꿈을 꾸는 소녀감성을 잘 보여준다. 멋있는 미남들과의 사랑, 화려한 의상 그리고 신나는 음악과 춤. 여성 관객들이 좋아할 요소들이 골고루 갖춰졌다.

맘마미아2 의상 담당자가 고심하며 디자인 한 의상은 ABBA를 연상시킨다.
전편에서 도나와 다이나모의 공연 슈즈(왼쪽) / 본편에서 도나의 공연 슈즈(오른쪽)

또한, 노래 속 가사와 영화 스토리가 딱 들어맞지는 않지만 ABBA의 음악을 활용하여 캐릭터 간 관계를 잘 보여주고 있다. 배우들의 노래와 연기 그리고스토리 짜임새가 고심하여 만든 것이 느껴진다.

맘마미아2는 현지 개봉 3일만에 제작비 7500만원 회수하고, 현재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고 한다. 10년 전에 개봉한 맘마미아1도 국내 극장 관객수 450만명의 흥행성적을 보여줬다. 맘마미아2는 ABBA 팬들이 많고, 전작에 대한 만족도가 커서 왠만하면 망하기 힘든 시리즈물이다. 주연을 맡은 릴리 제임스도 메릴 스트립을 이어 도나 캐릭터를 잘 소화해냈다. 거장, 메릴 스트립을 이어 어린 도나 역할을 맡기에 부담도 크고 어려웠을텐데 연기와 노래 모두 기대 이상이었다. 어떤 이는 미스 캐스팅이었다고 하지만, 맘마미아 도나 캐릭터를 맡아 릴리 제임스 만큼 소화하는 배우도 드물 것이다.

사랑과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눈과 귀가 즐거운 뮤지컬 영화 맘마미아, 8월 극장가에서 쉽게 만나볼 수 있을 것이라 예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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