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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뤼 Jul 02. 2018

show me the money

바쁜 생활 속, 순식간에 인생을 바꿀 수 있는 치트키


Another Story, 'NZT Immune'


영화 리미트리스(왼쪽) / 미드 리미트리스(오른쪽)

미드 리미트리스는 에디모라(브래들리 쿠퍼님)이 주연을 맡았던 영화 리미트리스의 스핀오프로 2011년 개봉했던 원작과 스토리라인이 연결되어있다. 당시 알약 하나를 복용하면 천재가 된다는 신선한 주제와 생존을 위해 알약을 지속 복용해야 하는 부작용으로 약을 쟁취하기 위한 경쟁하며 발생하는 스토리를 영화 시간에 맞춰 꽉찬 구성하여 마니아층을 형성하였다. 영화를 시청하고 난뒤에 주인공의입장에서 내게도 이런 알약이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는  몽상에 빠진 기억도 있다.


이야기는 원작에 이어 두뇌의 기능을 100% 활용할 수 있게 해주는 NZT라는 이름의 알약을 소재로 다시 시작한다. 원작의 주인공이었던 에디모라(브래들리 쿠퍼님)와 같이 삶의 밑바닥을 치고 있을 때, 이전에 밴드를 함께 했던 친구에게 약을 건너받게 된다. 부작용이 있는 NZT는 비공식 네트워크를 통해서 시범적으로 유통되고 있었고 NZT 복용자들은 사회 곳곳에서 비범한 능력을 사용하여 놀라운 성과를 보여준다. 밴드를 그만두고 서류정리 아르바이트를 하던 브라이언 핀치(제이크 맥더먼 님)는 천재라고 불리는 인지능력을 갖추게 된다. 자기 키만큼 쌓여있는 서류를 순식간에 분류/분석할 수 있고, 설득력을 갖춘 커뮤니케이션으로 복용전/후가 확연하게 비교되는 것을 보여준다.


FBI 첩자 활동을 하면 NZT 면역제를 제공하겠다는 에디모라

미드 리미트리스가 원작과 다른 점은 NZT에 의존하다 보면 발생하는 갖가지 부작용에 대한 면역제를 주 소재로 다룬다. 영화 마지막에서 에디모라는 약의 부작용을 없애는 면역제를 복용하여 기존 NZT 복용자들과 달리 총기를 유지하며 사회 지도층으로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미드에서는 GMO 제품을 통해 굶주림없는 세상을 방해하는 여러 이해당사자를 통제하기 위해 권력의 정점에 오르겠다는 본인의 의지와 도움을 권하며 NZT면역제를 제공한다. 브라이언에게 에디모라의 권유는 의문의 병명으로 생명이 위험한 아버지를 위해 약의 힘이 꼭 필요했고, 부작용으로 고통을 호소하던 에겐 피할 수 없는 제안이었다. 브라이언은 FBI의 자문으로 여러 에피소드를 해결하며 일약 스타가 되며 범죄해결의 일선에서 사회 정의를 위한 삶에 만족을 느끼며 삶의 변화를 경험한다.

파쇄된 종이를 연결하여 사건의 실마리를 찾는 브라이언 핀치


약 한알 먹으면, 순식간에 미제 사건을 뚝딱하고 해결하는 브라이언의 모습을 보며 빡빡한 생활에 답답했던 내게 쾌감을 주었다. NZT는 문제의 원인을 단숨에 파악하고 시원한 해결방안을 제시하는 모습 속에서 고구마를 잔뜩 먹은 것 같은 생활을 하는 현실을 위로해주다. 답없는 프로젝트를 떠안고 전전긍긍하는 직장인들, 안풀리는 문제를 부둥껴 안고 책상에 앉아 씨름하는 학생들,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삶의 의미를 잊고 지내는 현실 속 욕망을 여김없이 드러내주고 있다.



이거 수사물이야? 미스테리 스릴러야?


FBI 수사관 미팅(왼쪽) / 바이러스 배포 현장 수사중인 브라이언(오른쪽)

드라마에서 안타까운 점은, 드라마로서 에피소드를 만들다보니 NZT를 소재로 한 미스테리 스릴러의 원작과 상이한 방향으로 흘러간다는 점이다. 수사물을 기대하고 시청하는 것이 아니라 원작의 스핀오프이기 때문에 이어본 팬들에게는 아쉬움을 준다.

주인공을 위협하는 샌즈(왼쪽) / 브라이언 핀치를 파트너로서 수준을 시험하는 에디모라(오른쪽)

장르를 불구하고 주인공에게 시련을 안겨주며 스토리의 극적으로 만들어줄 적대세력의 역할이 애매했다. 악역들(샌즈와 에디모라)은 NZT 면역약을 제공하지 않겠다는 수준의 협박을 하며 드라마 초반의 긴장감을 늦춘다. 개연성이 없지는 않으나 브라이언의 도움으로 가족을 구한 샌즈가 자신의 꼬리를 밟는 브라이언과 레베카(제니퍼 카펜터 님)을 함정에서 벗어나도록 살려주는 장면은 스포츠맨인지 악당인지 모르겠다. 에디모라의 역할과 비중도 카메오로 출연해주는 정도 수준이었다. 드라마 후반부에 주인공을 위협하는 존재들이 너무 쉽게 괴멸되는 모습 속에서 시즌2는 기대하기 어렵겠다고 생각했다.



현실을 마주하며 소박한 위로를 남기며

인간은 평생을 살면서 뇌 기능을 10%도 채 못 사용한다고 한다. 만약 드리마에서 처럼 한알의 약이 잠든 뇌를 12시간 동안 활성화시켜준다면 이 사회는 이 약을 얻기 위해 날마다 전쟁일 것이다. 공들여 무엇을 배우거나 한푼이라도 더 벌기위해 일하기 보다는 약 한알을 구하는 것이 더 현명한 인생살이가 될 것이다. 어떻게 보면 이런 소재가 인기인 것이 현실 속에서 아무리 노력해도 점점 이루기 힘든 장벽이 높아짐에 따라 작은 위로라도 받고 싶은 소박한 욕망이 아닌가 싶다.

어제 관람했던 국내영화 '마녀'에서 인간이 뇌 기능을 다 사용하지 않는 것에는 이유가 있다며, 뇌기능을 다 사용하면 부하를 견디지 못해 폭팔하고 말 것이라고 한다. 너무 잘하려고~ 좋은 성과를 내려고 노력하며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더 필요한 처방전은 NZT가 아닌 생활 속 소소한 행복거리에 대한 만족이 아닐까 싶다. 치트키 같은 마법 알약을 갈망하기 보다 현실 속에서 고군분투하며 열심히 살아가며 작은 행복에 감사하며 사는 것이 필요하다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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