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또 집순이 생활이 시작되면서 시간을 헛되이 낭비하고 있는 건 아닐까? 가족들에게 '나~ 앞으로 뭐 하지?' 질문(고문인가?)을 던지기 시작했다. '글 써!! 글을 써야지' 란다. 왜? 누가 내 글을 읽겠어? 딸내미 역시 '엄마 에세이를 써봐~!' 란다. 글은 아무나 쓰나? 그렇지 아무나 글을 쓰고 작가로 데뷔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굳이 글을 쓰지 말아야 할 이유도 내겐 없다.
모든 이들을 위한 글쓰기 공간인 브런치스토리에는 작가와 비작가 두 그룹이 공존한다. 비작가인 나도 작가들 사이에 끼어 있으면 왠지 어깨가 으쓱해진다.
좋은 글을 쓰는 정식 작가로 발돋움할 수 있게 브런치스토리가 어깨를 토닥여주기를 기대한다. 그것도 자주자주.
새 노트북은 1월 말 핸드폰 바꾸면서 이미 받았고… 사은품으로 나만의 노트북을 장만하기 위해 십수 년 써오던 아이폰을 갤럭시로 바꾸는 데는 큰 용기가 필요했다! 이렇게 예정에 없던 핸드폰 교체와 함께 시작된 글쓰기 프로젝트.
브런치 작가로 데뷔하려면 카카오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데, 누군가의 허락(?)을 받는다는 건 크든 작든 졸림이 있다. 오픈마켓인 네OO블OO와는 다른 자부심을 갖게 된다고 해야겠지. 또 새가슴 소유자인 어거스트(나를 지칭)에게 용기를 불어넣어 준 고마운 후배님도 있다. 생각만 하고 구슬을 꿰지 못하고 있는 나를 움직이게 해 준 이들에게 감사할 따름이다. 앞으로 무엇을 어떻게 써야 할지 아직도 막막하다. 확실한 건 나와 가까운 일상적인 소재를 밀고 나가야 할 말도 많고 나만의 서사를 담아내기도 쉽다는 생각에 이르렀다.
집근처 엘틈코너마켓 브런치 카페의 한 코너.
마이 브런치 다이어리!
마이 브런치 노트!!
둘 사이에서 오락가락 고민하다 나만의 스토리를 좀 더 담아보고자 노트보다는 다이어리를 선택했다.
브런치는 보통의 아침점심저녁식사와는 다른 특별함이 있다. 아침 겸 점심이니 시간대도 자유롭고 2~3시간으로 보통의 식사와는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다른 여유로움이 있는 것. 더구나 나 같은 내향형 인간은 아무리 시간이 남아돌아도 아무에게나 브런치 오퍼를 넣지 않는다.
‘저 좀 한가해요!’하며 식사도 함께 하며 이런저런 세상 사는 얘기를 나누고 싶을 때 브런치 타임을 가지게 된다. 꼭 끼니를 해결하려고만 누군가의 바쁜 시간 속에 비집고 들어갈 사람은 없을 듯.
계절별 식재료나 냉털 재료를 이용한 홈메이드 브런치 메뉴, 즐겨 찾는 혹은 굳이 찾아가 보는 브런치 카페 소개, 브런치카페 속 인테리어 포인트, 한편에 자리 잡은 카페의 식물 친구들, 요즘 핫한 브런치 메뉴들, 치즈•버터•우유 등 미각을 업시켜줄 식재료 이야기, 보기 좋은 플레이팅을 도와줄 식기류 이야기 등등.나열해 보니 쓸만한 얘깃거리들이 무궁무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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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끝에 언제가 될지 모르겠으나 은퇴한 남편과 함께 동네 어느 곳에 자그마한 브런치카페를 멋들어지게 차려볼까 하는 로망까지 얹어서 나의 브런치스토리_마이 브런치 다이어리 my brunch diary를 시작해보고 싶다. “적당한 피로감과 견딜 만한 옥죔(또는 숙제하기)으로 시간을 알차게 쓰고 이것이 작으나마 노년 생활의 활력소가 되어준다면 얼마나 좋을까?”싶기도 하다. 이게 바로 꿈꾸고 있는 [앞으로의 라이프스타일]이다. 간결하게 루틴라이프가 있는 노년의 삶이라면 지나간 리즈시절을 그리워하지도, 남은 인생을 덧없다 생각하지도 않을 것 같다. 제빵기능사 시험에 합격하고 브런치작가로 승인까지 받는다면 앞으로의 여정들에 더욱 신이 날 것이다. 브런치스토리와 함께 스스로에게 내준 기록의 숙제도 기꺼이 잘 해낼 듯(뭐 이리 비장한 지 ㅎㅎ)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