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마다 '나'를 새롭게 정의한다.
내가 살아가는 이유가 무엇인지 예전에는 좀 더 명확했었다 그때는 사랑이 나의 삶의 큰 원동력이었다. 여기서 내가 말하는 사랑은 연인과의 사랑뿐만 아니라 공부, 그 외에 내가 하는 모든 것들이다. 사랑이라는 정의가 사람마다 다를 수 있겠지만 나에게 사랑이란 '궁금하다'라는 의미다. 그 원동력으로 계속 살아가다가 어느 순간 그 마음을 잃어버린 게 된 것 같다. 언제부터인지 모르겠지만 갑자기 나는 찾고 있는 상태로 바뀐 것 같다 내가 어떤 원동력으로 삶을 살아가는지.
나에게 다시 한번 찾는 그 순간이 올지는 모르겠다 여러모로 마음이 각박해진 상태여서 내가 '나'가 아닌 느낌이라서. 생각하다 보면 문득 내 삶에 언제 빛이 났었을까 생각을 해보게 된다.
언제였을까 그 시절이. 앞에 말한 것과 모순이 될 수도 있겠다 사랑이 원동력이었다는 사실이. 그때 당시는 정말 그렇게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뭐랄까 굳이 의미를 부여해야만 그게 빛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마음속에서는 그게 아니라고 말하고 있는데 말이다.
아니면 내가 빛이라는 개념을 꼭 '밝은', '희망' 이런 긍정적인 의미라는 것만으로 시선을 주어서 그런 것일까? 빛은 그냥 빛인데 말이다. 빛이라는 게 꼭 클라이맥스 같은 절정으로서의 의미나 긍정의 의미로서만 쓰여야 하는 것일까? 사람의 인생이 빛이라는 게 있을지 모르겠는데 말이다.
빛이라는 단어가 만약에 행복이라는 단어와 같은 의미로서 사용한다면 그래도 빛이라고 말할만한 것들이 내 인생에 있는 것 같다. 곰곰이 생각 해보자. 일단 나도 행복했을 때라고 생각하면 사랑의 기억이 문득 떠오른다. 이것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주제이고 경험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한때 만났던 누군가가 떠오른다. 비록 지금 현실에서는 옆에 없지만 이제는 내 기억 속에 있는 사람이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매번 새로운 경험을 쌓아 나아가도 그때의 기억이 강렬했는지 그때보다는 조금 희미해졌어도 완전히 잊히지는 않는다. 경험이라는 것은 강도에 따라서 남는게 다른 것 같다. 간간히 문득 생각 날 때가 있다. 무엇을 하는지, 잘 살아 있는지. 아프진 않은지.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절대 마주치지 않기를 바라기도 한다.
사랑하며 가장 강렬했던 기억이 무엇이었을까 생각하면 나는 왜 마지막에 어땠었는지가 떠오를까.
항상 뭐든지 마지막이라 하면 보통은 부정적인 경우가 많은 것 같다 나 또한 부정적인 경우다.
사랑은 두 사람에 의한 관계인데 어떤 일로 가해자도 피해자도 항상 정해진 것이 아니고 양방의 문제인데 왜 한쪽은 피해봤다고 느끼는 것일까. 대범하게 미안하다고 말할 깜냥도 그때 당시는 자존심 때문에 그 말이 나오지를 않는다. 그리고 그렇게 헤어지고 나면 그 관계의 기억 들을 모두 암흑으로 물들여 버린다. 그리고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처럼 고뇌에 잠기며 속으로 말한다. 다 헛되고 헛되구나.
잠깐, 문득 이 글을 쓰면서 아이러니하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분명히 행복의 감정을 꺼내기 위해 이 기억을 끄집어 냈는데 막상 부정의 기억만 열심히 나열하는 것만 같다.아니다 분명히 행복한 기억들이 있다. 하지만 신기한 것은 수많은 행복의 기억들이 있어도 하나의 ‘커다란 불행’이 터지면 그 기억들은 순식간에 잊혀지고 그 하나의 커다란 불행만 남게 된다. 나도 결국 그렇게 된 것일까? 사람이라면 누구나 불편한 감정은 여러 개든 하나든 당연히 가지고 살아간다. 이런 것이 당연하다라는 것으로 마치 자위하려는 것처럼 보이겠지만 그것은 아니다.
단지 그것이 먼저 생각났을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그래도 갑자기 문득 떠오른다 행복한 기억이. 여기 저기 맛있는 것 먹으러 갔던 기억들, 공원을 거닐었던 기억들, 갑자기 싸웠던 기억 또한 행복하게 느껴진다. 그래도 제법 행복한 적이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글을 쓰려고 생각하면서 행복의 기억을 끄집어 내는데 갑자기 저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단지 생각만 했을 뿐인데.. 과거는 단지 지나간 것만이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문득 든다.
지금이 있는 것은 과거의 추억이 있기 때문이고 나를 살아가게 하는 것들은 내가 경험한 것들 추억들이 아닐까?
생각하면서, 글을 쓰면서 추억이 회상되며 행복이 잠깐이나마 몸에 스며드는 것 같다. 그리고 이 글을 쓰는 것도 나중에는 내가 살아가는 힘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모든 것은 보는 관점에 따라 다르다고 했었나..
다시 한번 사랑하고 싶어진다 모든 것들을. 그리고 내가 살아가는 목적을 ‘사랑’이라고 다시 한번 정의하고 싶다. 알고 싶다. 그리고 궁금하고 싶다. 모든 것들을 알아 온 것 또한 다시 한번 새롭게 알고 싶어진다.
부정의 생각 또한 조금이나마 긍정으로 바뀌어 지는 것 같다.
앞에 쓴 글이 부끄럽고 무색해지는 것 같기도 하다만 이것 또한 시간의 경과에 의한 나의 생각의 변화일까. 그래도 그 결과가 긍정적이라면 괜찮지 않을까. 똑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리고 나와 같이 과거의 불행이 모든 것을 지배하는 것 같을 때 한 번만 뒤집어 보면 그 안에 행복 또한 있다는 것 그리고 살아갈 이유도 있다는 것을 꼭 기억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