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시드니 워홀 구직 현실(1)

1달동안 제출한 레쥬메만 50개. 워홀러가 일을 구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by Do what you wanna do

호주에 온지 오늘로 딱 1달.

그동안 정말 많은 일이 있었다.

도착 5일만에 집을 구하겠다는 계획은 무척이나 터무니가 없었단걸 깨달았고

한 달이면 집도 직업도 모두 구해 정착하겠지 했지만 아직도 매일 일 자리를 찾으려 고군분투 하고 있다.


타국에 있으니 내가 할 수 있는 일, 즉 능력치가 정말 없다는걸 점점 깨닫게 된다.

능력이 있던가 말을 잘하던가

둘 중 뭐라도 하나는 했어야 했는데..


어느하나 내새울것 없는 그저 외국인이 타국에서 직업 찾기란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었다.


생각해보면 한국에서도 딱히 내 재능, 기술이랄건 없었다. 그런데 꾸역꾸역 어떻게 5년이란 시간을

직장인으로 일할 수 있었단 걸 떠올리니 그저 전 직장들이 고마워졌다.


지난 주, 잡헌팅을 시작한지 약 2주만에 처음으로 출근 기회를 얻었다.

(취업이 아니라 출근 기회라고 쓴 것은 말 그대로 몇 일간의 출근 끝에 해고되었기 때문이다.)

그토록 바리스타 일을 원했지만 생각보다 내 라떼아트 실력은 더 형편 없었고

어느 카페에서나 숙련된 라떼아트 스킬을 요하는 탓에 매번 트라이얼에서 탈락하기 일쑤였다.


내 실력으로 바리스타는 터무니 없단걸 깨닫고 FOH나 바리스타 Assistant로 노선을 변경해야겠다고

생각하던 차에 마침 ! 트라이얼을 갔던 카페 인근에서 바리스타 assistant를 구한다는 것을 보았다.

호주에서 head barista가 아닌 assistant를 구하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었기 때문에

기회를 놓칠세라 얼른 연락을 했고 운좋게도 바로 연락이 닿아 그날 바로 인터뷰를 할 수 있었다.


호주에서 일한 경력은 없었지만 한국에서 일했던 경력을 어떻게든 쥐어짜내고 진짜 일하고 싶다는 열정을 가득 담아 꾸역꾸역 그렇게 다음날 paid trial 기회를 얻었다.


호주에서는 이렇게 채용되기 전에 지원-(인터뷰)- 트라이얼- (paid 트라이얼)-수습-정식채용의 과정을 거친다. 물론 가게마다 차이가 있다. 아예 인터뷰를 안보고 일단 트라이얼로 실력만 보고 결정하겠다는 곳도 있었다. 트라이얼이 3시간을 넘어가면 돈을 지급해야해서 일단 1시간정도 일하는걸 지켜보고 채용을 결정하는게 대부분이다.


그렇게 인터뷰를 거쳐 8시부터 12시 단 4시간, 난생 처음으로 paid trial을 받았다.

시급은 최저시급, 단 25불.

트라이얼이든 뭐든 일단 처음으로 외화를 벌게 되었다는 생각에 너무 신났다.

주어진 업무는 샌드위치를 데우고 카페 주문 받기.


호주 악센트는 워낙에 알아듣기 어렵고 호주 사람들은 custom의 민족이라

온갖 복잡한 주문들이 들어온다는걸 알아서 출근 전 '호주 카페 주문', '호주 카페 메뉴' 등

카페 주문에 관한 유투브는 다 찾아봤다.

또 낯선 포스 환경에 버벅거릴새라 포스 옵션도 다 동영상으로 찍어가며

위치를 외웠다. 수첩을 늘 들고 다니며 사장님이 말하는것을 놓칠새라 다 받아적었다.

할 일이 없을땐 노는것처럼 보이지 않으려 먼지 하나라도 찾아 닦았다.

이런 자잘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난 단 3일만에 짤렸다.


이유야 분명했다. 계속 되는 자잘한 실수 그리고 수지 타산에 안맞는 저조한 매출.

(하루 평균 매출이 160불이었는데 내 일급만 100불, 커피머신은 mvp hydra..)

내가 사장이어도 나 안쓰겠다 싶었다.

그렇지만 너무 냉정했다. 모든게 처음이니까 하는 excuse는 호주에선 통하지 않았다.


(다음편에 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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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 medium-light강도지만 다소 밝은 원두를 써 신기했던 카페라떼

(중)호주에만 있는 마끼아또 (마끼아또 >카라멜 시럽추가로 알아들은 나를 위한 참교육용)

(우)사장님이랑 직접 만든 핸메 햄치즈 샌드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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