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이었다. 한 번 와본 여행지를 다시 와야겠다고 다짐한 건. 그동안 해외여행은 내게 퀘스트 같은 거라서, 가보지 못한 곳을 체크리스트에 채워가기 바빴다. 그래서 늘 여행을 가면 마치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것처럼 관광지는 물론 로컬 음식점과 숨겨진 골목까지 그곳의 모든 것을 경험하려 애썼다. 그렇게 모든 걸 쏟아내고 나면 미련도 아쉬움도 없었다. 그런데 도쿄는 달랐다.
솔직히 말해 그동안 도쿄는 내게 우선순위에서 벗어난 여행지였다. 특별한 랜드마크도 없고 즐비한 대형 쇼핑몰과 맛집들, 어디에서나 보이는 한국어는 한국이랑 별반 다를 게 없어 보였다. 그리고 무엇보다 언제든지 갈 수 있는 가까운 거리 탓에 늘 여행 선택지에서 제외되었다.
도쿄 여행을 왜 가게 된 건지 솔직히 아직도 의문이다. 다만 확실한 건 처음부터 도쿄는 내게 강렬했다. 해마다 2~3개국씩 여행하며 자유여행에 도가 텄다고 자부해 온 내가 공항에서부터 갈피를 잃은 건 처음이었다. 자정이 넘은 시간, 말도 하나 통하지 않는 곳, 기댈 곳이라고는 손에 쥔 방전되가는 핸드폰 하나. 집에서 출발한 지 8시간이 넘어 겨우 닿은 그날의 도쿄를 잊지 못한다.
도쿄는 늘 예상치 못한 반전을 선사했다. 분주한 거리 한복판을 걷다가도 문득 다른 세계에 온 듯한 고요함은 항상 분주하게 여행하기 바빴던 나를 멈춰 서게 했다. 도쿄의 정제된 여유는 자꾸만 머무르고 싶게 했다. 그렇게 여유로움을 쫓아 세 번을 왔다.
매번 “아, 이제 됐다” 싶으면서도 돌아서면 자꾸 아쉬움이 밀려왔다. 그렇게 도쿄는 내게 처음으로 다시 가고 싶은 도시가 되었다.
이제부터 도쿄 시리즈를 통해 도쿄 여행의 여운과 설렘, 그리고 그 속에서 마주한 ‘나’를 기록하려 한다. 도쿄에 처음 도착한 순간 느꼈던 낯섦, 그리고 연이은 재방문을 가능케 한 도쿄의 모든 매력을 솔직하게 풀어가며 나눌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