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약과 파스 그리고 따뜻한 말 한마디
약국 사장님 이야기
감기약과 파스
약국 안은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다. 의사가 내려준 처방전을 들고 와서 조재약을 짓는 사람들도 있었고 오래전부터 먹어왔던 종합 감기약을 찾는 사람들도 있었다. 감기는 증세에 따라 목감기약만 찾는 사람도 있었고 몸살이 났다며 펜잘에 쌍화탕 그리고 타이레놀까지 의사 처방전이 필요 없는 상비약을 줄줄이 사가는 사람도 있었다. 대부분 어르신들이었다. 내 몸은 쌍화탕 하나면 된다며 한 박스를 사들고 가는 할아버지도 있었다.
처방전 없이도 감기약의 이름을 줄줄이 대가며 약을 사가는 분들은 대부분 할아버지 할머니들 이였다. 오랫동안 몸에 베온 습관 때문도 있었겠지만 쌍화탕 하나로 긴 겨울 모든 감기를 완벽하게 견뎌낼 수 있었던 건 살아야 된다는 마음이 몸을 강하게 만들어 냈는지도 모른다. 그때 약국 앞이나 재래시장 한편에 쌓인
폐박스를 주으러 다니는 할아버지가 약국문을 밀고 들어왔다.
머리가 하햔 약국사장님은 오래된 단골인듯한 할아버지를 보며 반갑게 맞이해 주었다. 할아버지는 마치 자주 드나드는 이웃처럼 해맑게 웃고 있었다. 약사 사장님의 극진한 환대는 있던 병마저 없게끔 만들어 주는 듯했다.
"어디가 아프신데요 지난주에 사간 그 파스로 드릴까요" 하며 두세 종류의 파스를 들고 나와 제품마다 설명을 해주었다. 구부정한 할아버지의 등줄기에서 파스 냄새가 나는 듯했다.
할아버지는 고맙다며 손사래를 쳤다.
아마도 본인은 신신파스 하나면 된다고 말했겠지만 효과가 더 좋은 파스를 소개해주는 사장님이 좋아서 인지 웃으며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따뜻한 물 많이 드세요 어르신"
"쌍화탕 뜨뜻하게 해서 주무시기 전에 드세요"
"근육통에 이 파스가 좀 더 좋아요." 욱신 거리지 않고 약효도 오래 가요"
"종합 감기약만 먹으면 금방 안 나아요"
"목감기약도 사가셔서 같이 드세요 그래야 금방 나아요"
"고열이 안 나면 해열제 드시지 말아요 그래야 감기가 빨리 나아요"
십 분 정도나 됐을까 처방약을 기다리며 약국을 찾는 사람들과 약사 사장님의 사람 사는 이야기를 들었다. 약국을 찾는 사람들에게 마음의 치유약도 선사해 줄 줄 아는 약사분 이란걸 알게 되었다.
사람을 낫게 하는 진정한 치유약은 세심하게 상대방을 바라보는 눈빛과 약보다 더 약효가 좋은 따뜻한 말 한마디를 나눌 줄 아는 약사 사장님의 마음이란 걸 알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