닮아 간다는 건

지완이의 해리포터 사랑

by 둥이

닮아 간다는 건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자신이 사랑하고 존경하는 이들을 닮고 싶어 합니다. 어른들의 경우 자신이 존경하는 인물의 전기나 관련 자료를 갖고 싶어 합니다. 어린이들 역시 누구보다 순수하게 좋아하는 이를 닮고 싶어 뒷짐을 지는 할아버지를 흉내를 내어 에헴 거리거나 할머니가 평소 부르시는 타령을 부르거나 망토를 뒤집어쓰고 슈퍼맨 흉내를 내기도 합니다." 노인빈 엑벨트신부


"아바다 카타브라"

지완이는 직접 만든 마법지팡이를 치켜들고 해리포터를 흉내 낸다. 그리기, 책 읽기, 역할놀이, 지완이의 놀이 속엔 해리포터와 헤리미온느와 론과 스네이프와 도비가 마치 살아있는 사람처럼 등장한다. 지완이가 소개해준 해리포터 시리즈를 이주만에 읽어버린 아빠와도 해리포터 등장인물들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아이들이 좋아하는걸 아빠도 좋아하게 되면 노력하지 않아도 생기는 것들이 많다. 마치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은 것처럼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어준다. 해리포터 등장인물에 대해서 나누는 대화는 마치 학교 친구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거라든가 잘 알고 지내는 이웃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처럼 실감 나는 생동감이 묻어나는 이야기들이다. 어제 만난 친구에 대해서 이야기하듯이.. 내가 좋아하는걸 친구도 좋아한다는 걸 알게 될 때 우리는 감정의 빗장이 풀어짐을 느낀다. 온전히 그 사람의 말과 행동이 내게로 들어오게 됨을 느낀다. 닮아간다는 건 이처럼 단순하고 순수한 감정에서 시작한다.

밥을 먹다가도 책을 읽다가도 숙제를 하다가도 지완이와 나는 해리포터 이야기를 자주 나눈다.


"해리포터에서 누가 제일 좋아

음 스네이프

맞아 나도 스네이프

멋있어

그 마지막 대사

해리포터

넌 엄마의 눈을 닮았구나"


누군가와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건

그 사람의 좋아하는 것이 나와 다르지 않는다는 데서 시작한다. 지완이는 해리포터 등장인물들을 그린다. 쓱쓱쓱 낙서하듯 그리는 게 아니라 인상파 화가 빈센트반고흐처럼 표정 주름 비율 색상까지 빈틈없이 그려 나간다. 몰입의 순간이다. 해리포터에 빠져 있는 지완이가 순간순간 멋있어 보인다. 무엇에 순수하게 빠질 수 있다는 건 최고의 행복이 아닐까


젓가락과 찰흙으로 도공이 도자기 비져내듯 마법지팡이를 만들고 도비를 만들어 내는 지완이의 눈매는 초롱초롱 빛이 난다. 그 순간 세상은 멈춰 있다. 시간은 느리게 흐르고 머릿속엔 해리포터와 대화를 나누고 있을 것이다. 실제 실존하는 어제 만난 친구처럼 다정하게 대화를 나누고 있을것이다.


해리포터를 좋아하는 지완이는 마법 주문을 외우며 해리포터를 흉내 낸다.

젓가락과 찰흙으로 제법 그럴싸한 마법지팡이를 만들어 색칠까지 한다.

사촌누나가 준 해리포터 망토와 목덜이 를 빨래 개듯 접어 보물창고에 숨겨 둔다. 지완이에겐 해리포터의 모든 것들이 소중한 보물이 되었다.

이면지 위에 해리포터 등장인물을 그린다. 이름을 불러도 반응이 없다. 해리포터는 지완이의 마음을 빼앗았다.


지완이는 해리포터의 용감한 선택과 친구들의 우정을 이야기하고 그렇게 닮아가려 노력하고 흉내 낸다.


적어도 닮아간다는 건

자기가 좋아하는 무언가를 닮아 간다는 건 이런 것 일 것이다. 순수하게 마음의 빗장이 풀려 온전히 받아들이는 것 흉내 내고 따라 하고 그리고 쓰고 만들어 보는 것 ᆢ


그래서 그 사람처럼 닮아가는 것 ᆢ

지완이는 복사를 좋아하고 성당을 좋아한다. 분명 좋아서 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시간이 걸릴 테지만 지완이는 그렇게 예수님을 닮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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