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 때 필요한 것들

힘들 때 필요한 것들

by 둥이

병뚜껑이 열렸어요.


"한 소녀가 병뚜껑을 열고 있었다. 정확히는 병을 가슴에 부둥켜안고 뚜껑을 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소녀는 요리 경시 대회에 참가 중이었다. 양념이 들어 있는 병뚜껑이 열리지 않아 힘들어하고 있었다. 뚜껑을 열기 위해 칼을 이용해 보았지만 열리지 않았다. 겨드랑이에 병을 끼우고 한 손으로 돌려 보기도 했지만 뚜껑은 열리지 않았다. 시간은 점점 흐르고 있었고 소녀는 포기한 듯 고개를 들고 하늘을 보았다.

그때 이층에서 관람하고 있는 아빠와 눈이 마주쳤다. 소녀는 주저하지 않고 병을 들고 아빠에게로 달려갔다. 병을 들어 이층 관중석에 아빠에게 건네어주었다. 아빠는 한 손으론 병을 잡고 다른 한 손으로 병뚜껑을 돌렸다. 힘 한번 살짝 주었을 뿐인데 병뚜껑은 가볍게 돌아갔다.

소녀도 아빠도 그것을 바라보는 관중들도 환하게 웃으며 박수를 쳤다."


며칠 전 유튜브에서 봤던 영상을 적어보았다. 보면서도 눈물이 났다.


병뚜껑은 임계점을 넘는 힘으로 한 번에 돌려야만 열릴 수 있게 만들어져 있다. 그래야만 부패 방지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빠가 가진 넉넉한 힘은 병뚜껑을 열기엔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우린 때때로 살아가며 이런 경우를 많이 만나게 된다.


열리지 않는 병뚜껑처럼 살아가다 보면 힘든 일들을 만나게 되고 그걸 열기 위해 가진 힘을 쏟아붓는다. 병뚜껑이 열리지 않았던 것처럼 우리가 가진 힘으로는 뚜껑은 더 단단히 조여질뿐 열리지 않는다. 바로 그때 필요한 건 조용히 하늘을 보는 것이다. 내가 가진 힘을 알아야만 내가 가진 힘이 임계점 밑의 낮은 힘이란 걸 알아야만 한다. 그리곤 하느님께 달려가야 한다. 열리지 않는 병을 들고 달려가는 소녀처럼 내 안에 풀리지 않은 고통과 애환을 그대로 들고 가 아버지 하느님께 기도드려야 한다.


"아버지 열어 주세요"

"제 힘으론 열리지 않아요 "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이런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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