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하는 할머니

by 둥이

노래하는 할머니


옆자리에 앉은 할머니의 어깨가 들썩였다. 할머니의 왼쪽 어깨가 이따금 나의 오른쪽 팔꿈찌를 툭툭치곤 했다. 할머니는 그런 것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듯했다. 아마도 어깨가 스치고 있다는 것을 모르는 듯했다. 회색 털모자에 두툼한 빨간색 겨울외투와 회색털모자 밑으로 하얀 머리카락이 귓불을 덮고 있었다. 얼핏 보아도 연세가 꽤 있어 보였다. 할머니는 그 연세와는 상관없다는 듯, 마치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듯, 젊은 어떤 사람보다 열정적으로 율동하고 성가룬 불렀다. 할머니가 내뿜는 에너지는 주변 공기를 따뜻하게 만들어주었다. 할머니의 입은 먹이를 받아먹는 아기 뻐꾸기의 입처럼 크게 벌리며 성가를 부르고 있었다. 보는 것 만으로 온 힘을 다해 열정적으로 성가를 부르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간간이 들려오는 할머니의 목소리는 청아하고 고왔다. 고운 음색으로 성가를 부르는 할머니를 눈여겨본 것은 내 옆자리에 앉아 있었기 때문이었지만 할머니 덕분에 나도 몇 구절은 따라 부를 수 있었다. 아이들의 율동을 따라 하는 손동작은 하나도 놓치지 않으려 는 듯 흐트러짐이 없었다. 신나 보였다. 소풍 가는 어린아이처럼...



할머니 옆자리에 앉아 어린이 미사를 드렸다. 할머니의 율동과 성가는 하느님이 보내주는 천사의 것이었다. 그렇지 않고서야 저리 아름다울 수 없었다. 보는 것 만으로 마음밭이 훈훈해졌다. 어떤 싹도 움틀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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