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배구 티켓을 예매하는 남자

by 둥이

여자배구 티켓을 예매하는 남자


화요일 오전 11시는 여자 배구 티켓 예매가 시작되는 시간이다. 신대리는 점심식사 후에 자리에 앉아 머리를 조아리고 스마트폰을 바라보고 있었다. 무엇인가를 찾는 사람처럼 보였다.



"신대리님 모해요"

"대구 티겟 끊어요"

"신대리 집이 대구였던가요"



그 말을 듣고 대꾸하기 귀찮았는지 신대리는 고개를 들고 두 손을 앞으로 펼쳐 보였다.



"대구가 아니고요 배구요 "



두 손을 모아 배구공 토스하는 흉내를 내는 신대리의 눈빛은 반짝였다. 마치 보물섬을 발견한 애꾸눈 선장처럼 입과 눈은 활짝 웃고 있었다.



신대리는 평소 말수가 별로 없는 과묵한 직원이다. 물어보는 말에만 답변할 뿐 먼저 다가와 말을 거는 성격이 아니었기에 모두들 그의 말을 듣고는 주변으로 모여들었다.



업무에 대해서도 저렇게 술술 길게 이야기하는 사람이 아니었던지라 마냥 신기해하며 신대리의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저도 스포츠토토 복권하다가 배구를 알게 됐는데요 이게 정말 재미있어요"



"남자배구는 힘이 넘치고 기술이 좋아 서브게임 위주로 짧게 돌아가지만 여자배구는 랠리가 많아서 시간도 여유 있게 관람할 수 있어요. 풀세트로 5경기 정도 진행되면 3시간 경기를 볼 수 있어요"



아직 미혼인 신대리는 여자배구 선수들의 큰 키와 배우 같은 비율과 긴팔다리와 선명한 이목구비에 대해서 흥분하여 이야기를 해나갔다.



스포츠뉴스나 인터넷으로 보는 것보다 훨씬, 몇만 배,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미인들 이예요



배구선수가 미인이면 안될 것 같다는 강박관념이 있는 것도 아닌데 우리는 운동선수들의 실력보다는 외모에 지나친 관심을 보이곤 한다. 이상한 논리이긴 하지만 의외로 외모가 출중한 운동선수들은 대개의 경우 실력까지 동반한 경우들이 많이 있다.



화성에 있는 종합운동장

주중 회사를 마치고 여자 배구 경기 관람을 하고 있는 신대리를 생각해 보았다. 왠지 평소 신대리와 분위기가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큰 여자 배구선수들이 운동복을 입고 배구코트를 움직이는 것을 보는 것, 배구공을 향해 달려드는 여자 선수들의 활처럼 휘어지는 척추뼈 그리고 그 등줄기에서 솟구치는 원초적인 힘,

내리꽂는 스파이크, 볼을 향해 반사적으로 날아가는 팔과 다리

그리곤 함성소리, 킁킁 선수들의 땀냄새를 맡는 것,



신대리가 배구장을 자주 가는 이유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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