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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둥이 May 15. 2024

행복의 조합

일상의 행복 신호등 앞에서

행복의 조합

늦은 오후 시간 이었어요. 양방향 사 차선 도로 신호등 앞으로 사람들이 신호를 기다리고 있었지요. 계절의 여왕답게 딱 알맞은 산들바람이 불어왔어요. 갓 구워낸 말랑말랑한 바게트처럼 연녹색 여린 잎들은 야들야들하게 바람에 흔들였어요. 여린 나뭇잎들은 햇살을 땅아래로 튕겨 냈어요 마치 난 충분해 배불리 먹었어 말하는 듯하네요


녹색등이 들어왔어요

그 순간 신호등 앞에 있던 사람들이 횡단보도를 건너기 시작했지요


딱 머리하나가 큰 여자아이와 남동생은  손을 번쩍 들고 앞과 뒤를 확인해 가며 걸어가던 군요. 다섯 살쯤 되었을까요 동생은 뒤를 보며 까르르 웃었고 누나도 동생을 따라 까르르 웃었어요

뒤따라 걸어가는 아빠는 작은 우산을 위로 올려 마치 여행 가이드처럼 길을 안내하는 듯했어요. 엄마는 아빠뒤에서 한 발짝 발을 빼더니 그 순간을 담고 싶었던지 사진을 찍고 있었어요. 횡단보도를 걷고 있는 네 명의 가족은 그렇게 인생 한컷을 만들 줄 알았어요. 무엇이 행복인지 아는 듯했어요.

차 안에서 신호등이 바뀌기를 기다리며 그 모습을 바라보았어요.  

사르르 눈 녹듯 무언가 체온이 따뜻해지는 걸 느낄 수 있었어요. 그 순간 이었을 거예요. 따뜻한 햇볕과 시원한 바람과 수많은 연녹과 나무들이 지저귀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어요.

누군가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행복을 그렇게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던 짧은 순간이었어요.


행복은 멀리 있지 않아요.

지금 이 순간 내 곁에서 방긋 웃고 있는 시간들을 만져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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