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에 대하여

크리스마스 합창단 이야기

by 둥이

음악에 대하여

"아무것도 외 닿지 않을 때에도 음악만은 와닿을 수 있다, "

"천국의 이미지 심지어 세속화된 천국의 이미지 안에 그림과 조각상은 포함될 수도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그곳에 음악이 있으리라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 P164 - 쇼펜하우어처럼 듣는 법 중에서



크리스마스이브날이었다.


우리는 미사 시간보다 더 빨리 성당으로 갔다. 주차장이 협소한 탓도 있었지만 이날은 좀 특별한 날이었다. 주완이가 어린이 대표로 뽑혀 청년들과 어른들로 구성된 합창을 하게 돼 있었다. 몇 주간 주말 미사가 끝난 후 선생님들과 연습도 빠지지 않았다. 평소 성가 부르는 걸 좋아하는 주완이는 성가대에서 주말마다 합창을 한다.



크리스마스 축전 미사여서 성당 안은 앉을자리가 없었다. 미사 예식이 시작되었다. 합창단은 삼층에서 준비를 하고 있었다. 우리는 주완이가 한 소절 정도 부르겠지 하며 생각하고 있었다. 미사 일부가 끝나갈 무렵 합창단의 합창소리가 시작되었다.



노래 제목은 북 치는 소녀였다. 먼저 성인들이 리듬에 맞춰 비음이 들려왔고 비음이 작아지면서 주완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주완이는 처음부터 끝까지 떨지도 않고 어린아이의 완벽한 목소리로 노래를 불렀다. 한 소절만 부르고 다 같이 부르겠지 우리의 기대와는 다르게 노래가 끝날 때까지 주완이 목소리만 들려왔다. 어른들은 비음으로 리듬을 넣어 주었다. 북 치는 소녀 노래 원본 데로 그렇게 어린아이의 미성으로 완성된 합창이었다.



"노래하자 빰 라빠빠밤 "



북 치는 소녀의 노래 가사가 성당 안을 가득 메웠다. 난 평소 음악에 소질이 없던 터라 화음을 맞춰가며 교회에서 노래를 부르는 친구들이 부러웠는데,



난 조용히 눈을 감고 심장을 꿈틀대게 하는 주완이의 노랫소리를 들었다.



시간이 멈춘 듯 느리게 흘러갔다. 쇼펜하우어의 말대로 천국에도 예술이 있다면 그건 분명 음악일 것이다.



많이 늦었지만 피아노를 배우기로 결심했다. 그래야만 심장을 뛰게 하는 언어로 살아갈 수 있다. 내 아들이지만 가끔은 주완이가 부러웠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