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당 초등부 교리선생님 이야기
김☆☆ 선생님
김☆☆ 선생님을 만나건 2022년 2월 어느 주일이었다. 정확한 날짜는 기억나지 않지만 코로나로 전 세계 모든 사람들이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다녔던 때였다. 사람을 최대한 멀리해야만 했던 그런 때였다. 격리 외에는 달리 방법이 없었던 그 시절에 사람에 대한 따뜻함을 알게 해준 분이 김☆☆선생이다.
김☆☆ 선생님은 성당 초등부 선생님 중에 한 분이었고, 목소리가 이름보다 먼저 기억에 남는 분이었다. 그래서인지 여러 명 중에 섞여 있어도 유독 목소리만큼은 또렷하게 존재감을 드러냈다.
그렇다고 옥구슬 굴러가듯 부드러운 어조는 아니었다. 정확히는 그 반대의 목소리, 허스키하고 알토보다는 소프라노 콘에 가까운, 허스키한 소프라노, 그런 목소리였다. 목소리에는 아이들의 감수성과 예민함이 들어있었다. 아이들의 언어로 이야기할 줄 아는 선생님이어서 주변에는 아이들이 많이 몰려들었다.
김☆☆ 선생님의 눈매와 입가에는 언제나 웃음이 배어 있었다. 마치 아이들과 장난을 치고 싶어서 안달이라도 난 사람처럼, 커다란 눈망울로 아이들을 찾아다녔다.
김☆☆ 선생님과 성당을 함께 다닌 아이들은 는 운이 좋은 아이들이었다. 그 당시 첫영성체 7기였던 아이들은 세상에서 아이들을 가장 사랑해 주시는 성당 신부님을 만났다. 떡볶이와 순대처럼, 완벽한 조합이었다. 초등부 선생님들과 신부님 덕분에 아이들은 성당 안에서 커나갈 수 있었다. 누가 시키지 않았도 아이들은 스스로 해야 될 것들을 선택해나갔다. 그런 것들에는 독서와 보편기도 율동과 복사 그리고 성가대 활동 등이 있다. 아이들은 성당을 좋아했고 모든 성당 활동에 싫은 표정을 짓지 않았다. 아이들이 놀 때, 행복할 때 나오는 자연스러운 표정들이 얼굴에서 보였다.
아마도 이런 모든 것들에는 김☆☆ 선생님이 함께한 시간들 덕분일 것이다.
시간과 돈을 어디에 쓰느냐가 그 사람의 정체성을 결정한다고 한다. 이건 한 개인을 떠나 모든 영역에 해당되는 법칙이다. 쉽지 않은 일이란 걸 알기에 그만둔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박수를 쳐드릴 수 있었다. 한편으론 아쉬워였고 한편으론 잡고 싶었고 도 한편으론 모든 선택을 응원해 주었다. 갈팡질팡 어른들의 마음은 늘 이렇다.
아이들과 선물을 준비하고 손 편지를 썼다. 살다 보면 만나고 헤어질 때 이렇게 시간을 들여 무엇인가를 준비하는 게 흔치가 않다. 어쩌면 가벼운 인사조 차도 나누지 못하는 사이가 많다. 하지만 신부님과 수녀님 그리고 선생님들이 떠나실 때 아이들은 선물과 손 편지를 준비했다. 어느 정도는 아내의 도움도 받았겠지만 아이들은 손 편지를 쓰면서 조금씩은 알아갈 것이다. 세상에서 소중한 것이 무엇이고 그리고 마음속에 품어야 될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갈 것이다.
아이들의 언어와 눈높이로 대화할 줄 아는 선생님, 마치 어린 왕자처럼, 숫자로 대화하는 어른들이 아닌 눈으로 보이지 않은 마음을 들여다볼 줄 아는 선생님, 아이들의 마음속에 분명 씨앗 한 알이 심어졌을 것이다.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 그 씨앗이 무럭무럭 커나가 울창한 묘목이 된다면, 그래서 가끔씩, 시원한 바람 부는 날이면, 아이들은 김규리 선생님을 생각할 것이다.
해리 포터와 친구들이 마법학교 호그와트로 갈 때 지나쳐야 하는 유일 한문이 기차역 플랫폼이 있다.
플랫폼 9¾’라고 부르는 이것은 언뜻 딱딱한 벽으로 보이지만 눈을 ‘질끈’ 감고 통과하면 밖에서는 보이지 않는 새로운 기차역이 등장하는 ‘마법의 문’이다.
우리가 통과해야만 하는 문들은 어쩌면 벽일 수도 있다. 누구에게는 벽과 문은 같은 언어이기도 하고, 누구에게는 다른 언어이기도 하다.
아이들은 성장하면서 많은 벽을 만난다. 때론 그 벽을 통과하는 선택을 하기고 하고 또 어떤 선택은 그 벽을 지나쳐 다른 벽을 찾아 나서기도 한다.
아이들은 선생님과 신부님의 도움으로 벽들을 통과해간다. 때론 시간이 걸려도 어느새 벽을 통과한다. 그리고 놀랄 만큼 성장해 나간다.
김☆☆선생님은 마법학교의 교장 덤블도어 선생님을 닮았다. 아이들의 선택이 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준다. 아마도 그 길이 8년이라는 교리교사의 길이였을 것이다. 아이들은 그 길을 따라 걸을 것이다.
아이들 곁에서 아이들의 성장을 지원하고 이끌어준 선생님께 감사드린다.
선생님의 모든 선택이 선생님을 행복하게 이끌어 주시기를 기도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