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타기 중심 잡기

자전거 타기의 기억

by 둥이

자전거 타기의 기억


옆집 사는 선호는 동갑내기 여자아이였다.


선호 밑으로 두 명의 남동생이 있었다. 바로 밑에 남자아이는 연년생이었고 그 밑에 남자아이는 네 살인가 다섯 살 정도 어린아이였다. 선호는 얼굴도 예쁘고 옷도 깨끗하게 입고 다녔다. 나처럼 손마디와 무르팍이 헤어 달아진 옷을 입고 다니지 않은 아이였다. 선호와 남동생들은 우리가 먹지 못했던 과자와 사탕을 물고 다녔다.



선호는 빨간 리본과 하얀색 레이스가 달린 원색의 옷들을 입고 다녔다. 일 년에 한 번씩 선호는 동네 친구들을 초대해 생일 파티를 했다. 초대받지 못한 동네 아이들은 공부를 못 하거나 개구쟁이들이었는데, 몇몇 아이들은 선호의 선택에 의해서 초대를 받았다. 그 모임에 초대받지 않은 아이들은 초대받은 아이들을 부러워했다.



선호네 엄마는 자주 학교에 나타나곤 했다. 선생님이 부르지도 않았는데 불쑥 찾아오곤 했다. 가끔은 교장 선생님이 운동장까지 나와 마중을 하곤 했다. 무슨 이유인지는 잘 몰랐다.



선호네 집 앞마당은 다른 집보다 꽤나 넓어서 많은 아이들이 모여 야구를 하거나 자치기를 하거나 동네에 몇 대 없는 자전거를 타기도 했다. 그때 난 자전거를 처음 보았다. 아버지가 몰고 다니던 커다란 짐 자전거 밖에 볼 수 없었던 때였다.



난 선호가 타고 있는 자전거를 자주 쳐다보았다. 마치 그렇게 쳐다보면 한 번씩 태워 줄 거라는 막연한 믿음을 가지고 말이다. 그리고 마침내 한두 시간 그렇게 옆에서 서 있으면 아주 잠깐 자전거를 잡아 볼 수 있는 기회를 잡곤 했다.



난 그렇게 자전거를 처음 타 보았다.


양옆으로 흔들리는 핸들을 부여잡고 넘어지지 않으려 아등바등 애를 썼다. 아마도 난 한 시간 동안 기다린 후에 자전거를 탈 수 있었기 때문에 자전거를 뺏기고 싶지 않았는지 모른다. 그렇게 서너 번 얼마 나아가지 못하고 난 자전거를 놓을 수밖에 없었다.



그 이후로 오랜 시간이 흘렀다. 난 정확히는 기억할 수 없지만 어느 날 어느 순간 자전거를 탈 수 있게 되었다. 마치 스티븐 스필버그 영화에서 ET에서 자전거를 타고 하늘 위로 올라가는 것처럼 어느 순간 뿅 하고는 자전거를 탈 수 있게 되었다.



가끔 난 그때의 기억이 떠오른다.


중심을 잡으려 바도 될수록 중심을 잡을 수 없었던 그때의 기억이,



아마 그땐 몰랐을 것이다.


중심을 잡기 위해선 페달을 밟아야 한다는 것을, 그 누구도 페달을 밟지 않고서 똑바로 서 있을 수 없다는 것을 몰랐을 것이다.



지금 생각해 보면 우리의 삶이 어쩌면 자전거 타기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중심을 잡으려면 페달을 밟아야 한다.


이상한일이지만 자전거를 탔을때의 기억이 왜

어느순간 쓰러지지 않고 앞으로 갔던 기억은 없어지고, 중심을 잡지 못한체 이리저리 쓰러졌던 기억만 남아있는지 모르겠다. 실패의 기억이 오래가는 이유와 다르지 않겠지만, 중심을 잡기위해 흔들리던 마음이 지워지지 않은체 기억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