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 기억 지금 현재 존재 행복
순간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요즘은 핸드폰 사진첩을 열어보지 않아도
구글 AI가 일 년 전이나 몇 년 전의 사진을 올려준다. 마치 누군가 계획하고 보내주는 선물처럼, 띵동 하며 찾아온다.
그날도 드르륵 진동음이 울리면서 몇 장의 파노라마 사진이 화면을 채워 나갔다. 누군가 보내준 것 같은 사진들을 보는 게 나쁘지 않았다. 정확히 일 년 전 오늘 찍은 사진들이다. 시간도 날짜도 별로 변하게 없다. 연도 한자리 숫자만 바뀐 걸 제외하면, 모든 시간은 동일하다.
그사이 우린 일 년이라는 시간을 보냈다.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의 공간에서 삶의 일상을 보냈다.
이상한 일이지만 시간은 어느 순간을 기점으로 빚의 속도로 흘러간다.
진실은 아니겠지만 코페 루니 쿠스의 법칙이 전혀 통하지 않은 구간이 있다. 핸드폰이 터지지 않은 산악지대나, 운전석에서 보이지 않는 사각지대가 있는 것처럼,
우리 곁을 떠나버린 순간들이 어딜 간에 쌓여 있을 것 같은 생각은 착각일까 문을 열고 들어가면 기억 속에 베여있는 순간들이 어서 와 왜 이제야 왔어 반겨줄 것만 같다. 신대륙을 발견한 콜럼버스처럼 AI가 지금의 속도로 나간다면 분명 우리가 보낸 순간들을 만나게 해 줄 것 같았다.
사진 속의 우리들은 해맑게 웃고 있다.
그 순간들은 다 어디로 가는 건지, 사진을 볼 때마다 드는 생각은 좀처럼 바뀌지 않는다. 기억 저장 장치에 그대로 옮겨서 다시 불러올 수 있는 게 순간들이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오래전에 본 영화 중에 백 튜더 퓨처라는 영화가 있다.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간다는 내용이다. 과거로 돌아가 과거의 나와 마주치고 또 과거의 엄마와 마주쳤을 때 미래의 나란 존재가 위태로워지는 그런 재미있는 내용이다. 영화에서 미래로 나온 시대는 2015년 그러니까 10년 전이었는데, 다행인지 불행인지 모르겠지만 아직 영하에서만큼 과거와 미래로 이동시켜 줄 타임머신은 나오지 않았다.
우리가 마음대로 갈 수 있는 곳이 과거와 미래가 있다면, 아니 둘 다 가 아니더라도 과거만이라도 되돌아갈 수 있다면,
우리가 보내왔던 그 순간들을 다시 만날 수 있을까! 만약 그런 게 가능하다면 어떤 느낌이 들까!
어쨌거나 기적은 언제나 평범한 일상으로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