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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그정도의 바람

젊은 엄마

by 둥이

딱 그정도면 돼요

젊은 엄마는 산기슭 언덕 위로 길게 두러 누운 자갈밭을 호미 자루 움켜 잡고 김을 메고 있었다. 김메는 날이면 해도 게을러져 날은 밝았고 어둠은 천천히 찾아왔다.

젊은 엄마는 수건으로 머리를 동여메고 허리 한번 펴지 않은체 돌부리 걷어내며 땅을 파헤쳤다.


"엄마 집에 언제가? 집에 가자"

"김메다 말고 어딜가 다하고 가야지"


딱 그때쯤 아이들이 힘들어 할때쯤

스산한 바람 한점이 불어왔다.


"살찌겠다 시원하네 ~ "


젊은 엄마에게 바람 한점은 딱 그정도면 되었다. 젊은 엄마는 머리 수건을 벗고 바짓단을 털었다. 쌀찌우는 바람이 엄마를 집으로 보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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