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에서 나를 지켜주는 것

우린 모두 수호천사의 보호를 받고 있는지 모른다.

by 스토미

중학교 2학년 때였다.


학교 중간고사가 얼마 남지 않은 시점.


독서실로 분주하게 발걸음을 옮기고 있던 그런 날이었다.


시험공부할 시간이 부족하다 여긴 나는 분주한 마음에


횡단보도가 없는 4차선 도로를 급하게 건너기 시작했다.




오른쪽을 살펴보고 차가 오기 전에 건널 수 있을 거라 생각한 나는


한 발자국을 떼는 동시에 왼쪽을 살펴보았다.


그리고 그때 트럭 한 대가 바로 나에게서 5m가량 떨어진 곳으로부터


달려오고 있음을 인식했다.


이미 한 발자국을 내디뎠기에 관성이라는 것이 나의 몸을 자연스럽게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것 또한 동시에 느꼈다.




'아... 이렇게 해서 교통사고가 나는 것이구나!'


순간 나의 뇌리를 스쳐가는 생각은 바로 이것이었다.


그리고 두려움보다도 먼저 찾아온 자포자기의 심정이랄까?


그때 마침 누군가 나의 뒷덜미를 잡아서 당기는 느낌을 받았다.


관성이 줄어듬과 동시에 한 발자국을 더 내딛지 않았던 순간.


트럭은 바로 30Cm가 채 안 되는 아슬아슬한 간격을 둔 채


내 눈앞을 스쳐 지나갔다.




아득한 마음이 듦과 동시에 뒤를 돌아보니,


하얀 옷을 입고 하얀 머리에 하얀 수염을 두른 분이 싱긋 웃으면서


약 1초 정도도 안 되는 짧은 순간 나를 바라보고는 사라지셨다.


마치 간달프와도 닮은 듯한 그 모습은 세월이 지나도 잊히지가 않는다.




그날 이후부터 나는 수호천사가 있음을 믿게 되었다.


돌이켜보니 아주 어린 시절에도 우연하게


그런 신비한 경험을 하거나 독특한 경험을 했던 것이 생각난다.




6살 때 마당에서 장난감을 가지고 놀고 있는데,


문 밖에서 어떤 누나가 이야기해 준 말도 떠오른다.


아마도 교회에서 전도하러 나온 누나인 것 같았는데,


나에게 대문 밖에서 이렇게 이야기하고는 사라졌다.


"이거는 꼭 기억해야 해. 하나님의 이름은 여호와이시다."




모태 불교였던 나는 그 일이 신경 쓰이지는 않았지만,


이상하게도 '여호와'라는 이름을 단 한 번도 잊어버리지 않았다.


그리고 어린아이였지만 그 순간의 일이 뭔가 대단히 중요하다 느꼈다.




나이를 먹어가면서 아주 독특하고 이상한 방식으로


결국 나는 예수님을 영접하고 크리스천이 되었지만,


마치 징검다리를 건너듯 그렇게 신앙을 키워왔다.


그리고 그 모든 시간은 30년이 넘는 긴 세월을 걸쳐 이루어졌다.




신앙이 있건 없건 우리는 우연히 구사일생할 때가 있다.


단순히 운이 좋았다고 여길 수도 있지만


목숨을 잃을 뻔했던 그날의 기억 이후로 난 그것이 우연이 아니라


보호받고 있음이라 느낀다.




돌아보면 운이 좋았다는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그런 일들이 우리에게 종종 일어난다.


우리에게 약속된 시간이 다 되기 전까지는 그런 삶을 걷는 듯하다.


그러니 무사태평한 하루를 살아온 그런 날.


그 자체로도 큰 보호의 은혜가 나에게 부어졌음을 깨달아야 한다.




나의 운이 좋고, 내 능력이 뛰어나서 성공을 했다 여기는 일이 많아질수록


왠지 그 보호의 시간은 점점 짧아지는 것 같다.


오만함 뒤에 우리를 찾아오는 것이 무엇인지 잘 생각해 보면 알 수 있다.




겸손과 겸허의 마음은 감사에서 나온다.


그리고 감사에는 그 대상이 분명히 존재하는 법.


우리 곁에서 우리도 인지하지 못하는 부지불식간에


우리를 지켜주는 존재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생을 걷는 일.


최소한 교만이라는 가장 위험한 자리에서


우리를 지켜주는 가장 큰 지켜주심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