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
“소고기가 덜 익었다고 했죠? 미역국에 들어가는 소고기라는 게, 그렇게 익히는 데 수고가 들어갈 만큼 크진 않잖아요? 보통 그런 실수는 하지 않습니다.”
“그거야….”
“독을 먹고 쓰러진 조카를 발견한 순간, 삼촌은 우선 미역국을 끓였습니다. 그리고 소고기가 채 익기도 전에 불에서 내리고, 냉동실에 집어넣어 급하게 식힙니다. 보통은 좀 미리 내렸다 하더라도 국물이 한차례 끓었다면 식는 동안 고기도 자연스럽게 익어가겠지만, 이 경우에는 급하게 식었기 때문에 채 익지 않고 남았던 겁니다.”
“대체 왜….”
“물론 그것도 사망 시각 위조를 위해서죠. 생일날 미역국을 먹고 나서 죽었다고 생각하게 만들기 위해서요.”
“아뇨, 제 말은 그게 아니라…. 왜 그렇게 급하게 식힐 이유가 있냐는 겁니다.”
“숨이 끊어지기 전에 빨리 먹여야 하니까요.”
“…!”
“물론 서두르다가 목구멍에 화상을 입혀서도 안 되겠고요.”
수사관은 말을 잊은 듯 멍하니 나를 바라보았다. 뭐, 해야 할 이야기는 충분히 했다. 나는 다시 보고서를 들여다보았다. 미역국의 소화 상태로 보아 먹은 시각은 사망 한 시간 전쯤. 삼촌이 조카를 발견했을 때, 조카는 아직 살아있었다. 괴로워하고 있었을 것이다. 삼촌은 고통에 몸부림치는 조카의 상태를 보며 고민한다. 이 아이가 살아남을 확률과 죽을 확률. 병원에… 구급대를 불렀을 때, 이 아이가 살아날 것인가 아니면… 잠시 고민하다가, 애매한 확률을 버리고 확실한 길을 택하기로 한다. 그리고 발을 돌려 부엌으로 걸어간다. 조카의 열일곱 생일을 맞아, 미역국을 끓이기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