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사백안

기이한 골동품 상점

by 허아른

나는 발밑의 모래를 차내며 컨테이너를 향해 걸어갔다. 땅에 발자국이 남는다. 신기하게도, 발자국은 내 것밖에 없었다. 이전에 방문한 사람이 없었던 것일까? 아니면, 그저 모래가 발자국을 수시로 덮을 뿐인가. 컨테이너까지 가는 길에도 구덩이가 여럿 보였다. 안에는 아무것도 없다. 마치 무언가를 묻기 위해 판 구덩이라기보다는, 묻혀 있는 것을 파낸 발굴 현장 같은 느낌이다. 컨테이너 앞에 도착해보니, 문 옆에 기묘한 것이 매달려 있었다. 목탁. 이미 들어서 알고는 있었지만 그래도 컨테이너와 목탁이라는 조합이 영 부조리하게 느껴졌다. 물론 여기까지 와서 멀쩡한 것이 나온다면 오히려 그쪽이 부조리할지도 모르지만.

목탁채를 들어서 세 번 부딪히며 두드린다. 탁, 탁, 타르륵…… 그리고 기다린다. 잠시 후 문이 열리고, 노인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들어오십시오.”


목소리로 보아 나이는 예순에서 일흔쯤 되었으려나. 어쨌든 나보다는 훨씬 많이 먹었을 것 같다. 그렇게 생각하며 컨테이너 안에 발을 들여놓았다. 한 발 들어서자마자 짙은 향이 풍겨온다. 목탁에 향이라. 안에 스님이라도 있으면 그럴싸하겠네.


하지만 안에서 날 반겨준 이는 스님이 아니었다. 가사와 비슷하지만 가사는 아닌 회색 도포를 몸에 걸치고 있었고, 목에는 염주 대신 옥 장식을 매단 가죽 목걸이를 걸고 있었다. 저 옥 장식은…… 비녀인가? 도포 아래에는 빨강과 보라가 어지러이 얽힌꽃무늬 바지가 헐렁하게 늘어져 있다. 방금 김장하다 왔다고 해도 결코 의심하지 않을, 그런 차림이다. 굉장하다고 해야 할까, 아니면 괴상하다고 해야 할까.


남자의 얼굴은 목소리보다 훨씬 늙어 보였다. 등허리까지 늘어진 하얀 백발과 주름진 갈색 얼굴의 대비 때문에 더 그렇게 보이는 건지도 모르지만, 생각한 것보다 늙은 외모인 건 확실하다. 하지만 나무껍질처럼 딱딱해 보이는 얼굴 안에서도 사백안의 눈빛만은 청년처럼 초롱초롱하게 빛났다. 그 부조화가 어쩐지 불길하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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