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맛있는 식당은 어디일까?

by HOONS

지인들 혹은 혼자서라도 방문한 식당이 취향에 맞고 마음에 드는 곳이었다면 우리는 '아 여기 맛집이네!'라며 감탄한다. 그렇다면 어떤 곳을 맛집이라 할까? 보통 1) 많은 사람들이 추천할 정도로 그 집만의 차별화된 맛이 있는 곳 2) 방문한 매장의 특별한 분위기가 있는 곳 3) 언제 가도 한결같은 보장된 맛을 유지하는 곳 등을 맛집이라고 정의한다. 나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런데 2019년 9월 중순의 어느 날 맛집의 기준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계기가 있었다. 재학 중이던 대학의 장애학생지원센터에서 연락이 왔다. "우리 다음 주에 장애학생들 모아 밥도 먹고 대화하는 일종의 간담회를 가질 거야. 그때 휠체어 학생들과 함께 갈만한 식당들을 찾아봐주면 좋겠어" 하며 말이다. 당시 센터 주관 행사가 있을 때마다 항상 먼저 발 벗고 나서는 형이 너는 전동 휠체어를 타기에 기동력이 좋다는 이유로 함께 찾아보자며 권유하기에 따라나섰다.

학교 주변의 식당가를 한 바퀴 돌며 출입구의 형태, 계단과 턱의 높이, 메뉴 가격대를 살폈다. 남녀노소 누구나 거부감 없이 먹을 수 있는 메뉴가 있는지, 예산 범위는 맞는지까지 고려하며 총 5곳을 후보로 골라 센터에 보고 드렸다. 어떤 식당으로 최종 결정될지 궁금하여, 간담회 날이 내심 기다려졌다. 결국 선택된 곳은 대중적인 메뉴인 함박스테이크를 판매하고, 축구를 좋아하던 내가 특히 마음에 들었던 이름의 식당이었다. 그곳은 출입구에 나무로 만든 비교적 완만한 경사로가 설치돼 있어 휠체어를 타는 형도 어렵지 않게 들어올 수 있었다. 가격대는 조금 있었지만, 그만큼 조건에 잘 맞았기에 더욱 만족스러웠던 건 물론이었고. 또 함께 모여 식사하고 대화를 나누는 그 풍경이 무척 즐거웠다.


그래서 가장 맛있는 식당은 어떤 곳이냐?

바로, 누구나 함께 갈 수 있는 곳이다. 하물며 아무리 뛰어난 맛과 독특한 분위기를 가진 곳이라도 정작 내가 들어갈 수 없는 곳이라면 아무 소용이 없었다. 그냥 그림의 떡일 뿐이지. 오히려 보기엔 소박한 음식과 분위기 일지라도 마음 맞는 몇 사람과 함께 즐길 수 있는 곳진정한 맛집이었던 것이다.


그 경험 이후에, 학교 주변에 새로운 식당이 생길 때마다 자연스럽게 형과 함께 갈 수 있을까?를 먼저 떠올리게 되었다. 때로는 함께 식당에 방문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돌이켜 보면, 누구나 함께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기 위한 이 경험은 주위를 돌아보고 문제를 해결하려 한 작은 시도였고 나에게도 성장의 기쁨을 안겨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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