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저-관계에 대한 무거운 고민

영화 클로저

by 에센

"Hello. Stranger?"


거리를 헤매는 수많은 타인들 속에서, 댄(주드 로)은 교통사고를 당한 앨리스(나탈리 포트만)에게 도움을 건네고, 앨리스는 말한다. "Hello. Stranger?"


Stranger는 Closer와 정반대에 위치한 사람이다. Stranger가 closer가 될 때까지는 많은 과정이 필요할 것이다. 그 스펙트럼에 관한 치열한 고민이 이 영화에서 흥미롭게 펼쳐진다.


멋지고 아름다운 Stranger는 모든 로맨티스트의 꿈이다. 우연히 맞닥뜨린 멋지고 아름다운 모습의 타인, 그의 감미로운 말들은 내 흠을 메우고, 나 역시 미지의 그에게 장난을 치며 타인의 경계에 균열을 만든다. 그리고 무지는 환타지가 되어 돌아온다. 감독은 그러한 매력적인 타인에의 설렘이 사랑의 정체가 아닐까 하는 운을 띄운다.


그렇지만 감독이 말하고 싶었던 것은 '사랑이 그게 다는 아니야. 절대로." 였을 것이다. 피부과 의사 래리(클라이브 오웬)은 댄의 장난으로 사진작가인 안나(줄리아 로버츠)와 만나고 사랑하게 된다. 안나의 사진전의 울고 있는 앨리스의 사진 앞에서 앨리스와 래리는 대화를 나눈다. 앨리스는 그 사진을 거짓이라 한다. "사람들은 보고 싶은 것만을 봐요. 그래서 사람들은 사진이 아름답다고 하죠. 하지만 사진 속 사람들은 슬프고 외로워요." 앨리스는 사진 속 사람들을 이해하고 위로하려는 노력없이, 슬픔의 이미지에서 감상을 느끼는 사람들을 비난한다.


안나에게 빠져버린 댄은 앨리스에게 이별을 고한다. 이별의 이유를 묻는 말에 댄은 "그녀는 나를 필요로 하지 않아." 라고 한다. 댄은 closer가 되어버린 stranger를 욕망하지 못한다. 댄은 불확실성에 달려드는 불나방이다. 이 부분은 '사랑은 미친 짓이다' 의 "바람도 시간이 지나면 일상이 된다."라는 말과 겹쳐진다.


출장에서 돌아온 래리는 창녀와 밤을 보냈다고 고백한다. 왜 털어놓느냐는 안나에게, 래리는 "거짓말을 할 수 없어서, 당신을 사랑하기 때문에"라 한다. 안나 역시 댄과의 외도를 고백한다. 그들은 사랑의 위기에서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래리는 욕설을 퍼부으며 댄과의 외도를 집요하게 추궁한다. 래리는 성실하게 비난하고 욕하며 안나를 떠나간다.


이별 후 클럽 스트리퍼가 된 앨리스는, 이별의 슬픔을 달래러 온 래리에게 진실과 접촉 말고는 모든 것을 주겠다 말한다. 그렇지만 앨리스는 집요하게 이름을 묻는 래리에게 "고마워요. 저는 제인이에요." 라고 말할 뿐이다. 이름을 알리는 것은 관계의 시작이다. 자신을 알리는 것은 자신을 이해해주기 바라는 것이다. 이름을 가지게 된 여우는 더 이상 여우가 아니다.


래리는 안나를 그만 괴롭히겠다 말하고, 그녀를 미워하기 위한 마지막 하룻밤을 요구한다. 안나는 그것을 대가로 이혼서류를 받는다. 안나는 댄에게 사실을 고백하고, 진실이 중요하지 않냐고 말한다. 댄은 거짓말을 하지 그랬나며 이별을 고한다. 댄은 아마 자신의 사랑이 어그러지는 것을 참지 못한다.


안나는 래리에게 돌아간다. 댄은 안나를 돌려달라며 래리를 찾아가지만 "훌륭한 싸움은 결코 깨끗하지 않아. 그리고 그녀는 그걸 즐겼지. 용서없이 우리는 야만인일 뿐이야. 나는 그녀를 용서했어."라며 댄을 쫓아낸다. 사랑은 깨끗하지 않다. 피투성이의 싸움 후에도 악수하고 용서할 수 있다는 믿음 위에서 사랑은 완성될 것이다. 사랑은 매혹으로 시작해, 서로를 침범하며 성숙하고, 그러한 전면전을 지나 서로를 용서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완성된다.


끝내 앨리스에게 돌아간 댄은 제버릇 개 못 주고 래리와의 관계를 추궁한다. 앨리스는 관계를 부정하지만 래리에게 사실을 들은 댄은 앨리스를 믿지 못한다.


그런 그에게 앨리스는 이별을 고한다. 앨리스는 믿음을 원했지만, 댄은 끊임없이 사실만을 요구했다. 사랑한다는 댄의 말에, 앨리스는 사랑이 어디있냐고 묻는다. 앨리스는 자신을 믿어주지 않는 댄에게 사랑을 찾을 수 없었다. 그리고 앨리스는 그에게 자신은 nobody라고 말한다. 믿지 못하는 것에 사랑의 이름을 붙일 수는 없다. 과학자들은 믿게 되자마자 득달같이 이름을 붙인다. 그게 별이든 미생물이든.


사랑은 믿음 없이, 충돌 없이, 이해 없이 존재할 수 없다. 사랑은 사실보다 믿음을 먹고 산다. 앨리스의 본명은 제인이었고, 앨리스는 그저 무덤가에 써있던 이름이었을 뿐이었다. 댄은 앨리스 그녀 자체를 믿지 못했고 그녀가 누군지 알아내지 못했다. 그는 누구의 것이지도 모를 이름 밖에 얻지 못했다.


우리는 자신의 욕망을 사랑이라고 부르고 있지 않을까? 과연 그 사랑 안에 상대가 존재할까? 자신이 원하는 이미지를 상대에게 투영하고 그걸 망가뜨리는 상대를 미워하는 건 사랑이 아니다. '깨끗하지 않은' 훌륭한 싸움을 두려워하지 말고 부딫히고, 서로에게 이해를 구하고 용서해야한다. 아니면 당신은 그와 관계를 맺지 못하고 'nobody' 가 되어버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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