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어지지 않은 낙엽

아직은

by 에센

끝없이 늘어선 상록수의 차가운 숲에

나 떨어지지 않은 낙엽 하나 달고 뿌리 내리고 있다.


생명의 땅은 나를 하나의 나무로 일으켜 세웠고

나 그 생명으로 차가운 상록수 숲에서 숨쉬고 있다.


영문 모르게 나홀로 푸른 잎 없이 새까맣게 말라버린

낙엽 하나 품고 푸르고 상쾌한 숲 속에 서있다.


밤마다 시퍼런 도끼를 든 사내는 숲으로 나를 찾아온다.

그리고 밤새 떨어지지 않은 낙엽을 보다 길을 돌아간다.


낙엽은 떨어지지 않는다. 거슬러 생명의 땅에서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생명을 흘려보낼 때까지.


아득한 때의 푸른 잎은 검게 마른 낙엽을 위해 뜨거운 눈물을 흘린다.


낙엽은 떨어지지 않는다. 대지가 낙하를 허락할 때까지


떨어지지 않은 낙엽을 품은 나무들이 온 세상에서 시린 바람을 맞으며 섧게 공명한다.


낙엽은 떨어지지 않는다. 그리고 여윈 잎맥으로 하루의 생명이 스며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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