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와 성공은 뫼비우스의 띠와 같다.

절망과 마주한 이에게

by 행복 한바구니

7년 전, 다니던 직장에 적응을 못하고 퇴직한 후 집으로 돌아와 잠시 일을 쉰 적이 있었다. 당시 약 1년 반 정도 타 지역에서 홀로 자취를 하며 주말부부 생활을 했었는데, 새 직장의 사람들과 업무 환경에 적응을 잘하지 못하였고 그곳의 텃세를 이겨내지 못하였던 것 같다. 약 세 달 동안 새벽 3시 전에 자 본 적이 거의 없었고 어느 날엔 아침 6시에 퇴근하여 씻기만 하고 7시에 출근을 한 적도 있다. 이렇게 1년을 생활하고 나니 몸이 견디지를 못하고 아프기 시작했고 턱관절 장애를 비롯한 관절염, 척추장애와 우울증까지 생기게 되었다.

결국 나는 아내에게 그간 내게 일어났던 일들을 모두 이야기해 주었고 그곳에서의 생활을 정리하기로 결정했다. 직장 상사에게 사직 의향을 설명드렸고 그 해 연말까지만 일하고 본향으로 돌아왔다. 한창 아이들에게 돈이 들어가는 시기여서 열심히 일해야 하는데 오히려 사직을 했으니 아내의 속도 속이 아니었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직장을 나오게 된 사연을 잘 알고 있는 아내였기에 내색을 하기는커녕 내 건강을 회복시켜 주기에 바빴다. 자존감이 실종된 나를 다독여주기 위해 아내는 이전보다 더 식단에 신경을 썼고, 힘내라고 좋은 옷도 많이 사 주었다. 내가 지금 입고 있는 옷들 대부분이 그때 얻어 입은 옷 들이다.




차가운 바람이 모질게 불어대던 한 겨울, 사람으로부터 얻은 상처를 회복하기 위해 아내와 내가 주로 데이트하던 곳은 일명 '요정의 숲'이라고 불리는, 아파트 앞 편으로 약 1킬로 정도 난 산책길이었다. 그곳을 걸으며 나와 아내는 그동안 힘겹게 살아왔던 인생도 되돌아보고 앞날에 대한 계획도 함께 그려보곤 했다. 약 6개월간 쉬면서 몸과 마음을 추스르게 되었고 어느 정도 컨디션이 정상으로 돌아왔을 때, 나는 가계를 꾸리기 위해 다시 직장에 나가야 했고 이후로는 요정의 숲을 자주 갈 기회가 없었다.


오늘 아내와 손을 잡고 함께 걸으며 생각해 보니 그때가 나에게는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었지 않나 싶다. 현실적으로는 견딜 수 없이 힘들었지만, 나를 이렇게 힘들게 한 사람들에 대한 미움이 하늘을 찌를 시절이었지만, 한 편으로는 사랑하는 아내와 두 아이들이 항상 내 곁에 있었고 어느 때고 아이들이랑 유치하면서도 우스운 이야기를 밤새 할 수 있었던 소중한 시절이었다. 아이들도 그때가 가장 즐거웠던 시간이었다고 회상하곤 한다.




가장 힘든 시기는 오히려 가장 소중한 시기이기도 하다. 그 시련의 과정을 무사히 졸업할 수만 있다면 이후 나 자신이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을 선물로 선사받을 수 있을 것이다.

시련은 누구에게나 닥쳐올 수 있고, 그 방법은 우리가 예측할 수도 없다. 시련의 시발점은 대부분 먼 곳에 있지 않고 아주 가까이에 있다. 시련의 매개체는 먼 곳의 사람들이 아닌 바로 나와 함께 살고 있는 가족일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그 시련을 견뎌내기가 더욱 힘들 수 있다. 감당할 수 없는 큰 시련을 만나게 된다면 대부분의 사람은 그 시련을 부인하거나 주변 사람을 원망하게 된다. 현실을 회피하려 하고 누군가에게 책임을 전가하려고 한다.


그래서 시간이 필요하다. 실컷 속상해하고 실컷 넋두리를 퍼부을 시간이 필요하다. 그렇다고 그 시간을 억지로 피하려 할 필요는 없다. 다시 시작하기 위해서는 그 과정을 필수적으로 겪어야 한다. 차라리 그 시간을 화끈하게 즐기고 나면 오히려 마음이 홀가분해지고 비로소 현실이 객관적으로 보이기 시작한다. 이때가 바로 우리가 인생 제2 막을 시작하는 시점인 것이다.


퀀텀 점프. 바로 퀀텀점프의 시점이다.

성공한 사람치고 시련 한두 번 안 겪어 본 사람이 없다. 심지어 유명한 주식 전문가, 일명 슈퍼개미로 불리는 사람들 대부분은 재산을 두 번 정도 말아먹었다고 한다. 이로 인한 큰 슬럼프 기간을 거치게 되었고, 이후 냉정한 분석과 기초적인 공부를 다시 하며 기회를 기다린 결과 훌륭한 성장주와 가치주를 발견하게 되고 시기를 잘 만나게 되어 큰 성공을 거두었다고 한다.


헤어날 수 없는 절망과 마주했을 때, 죽고 싶을 만큼 어려운 현실에 처했을 때, 그때를 마주한 바로 그 사람에게 간절히 전하고픈 말이 있다. 그대에게 다가온 절망이라는 존재 앞에 너무 좌절하지 말기를 바란다. 신께서는 사람이 감당할 시험밖에는 허락하지 않으시고 또 시험을 당할 즈음에 능히 피할 길을 주신다고 말씀하셨다.


내가 포기하지만 않는다면 세상도 나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란 믿음을 갖길 바란다. 세상은 누구의 편도 아니다. 오직 내가 필요로 할 때 나에게 내밀어 줄 손을 잠시 뒤로 숨기고 있을 뿐이다.

기다림이 필요하다. 행운이 뫼비우스의 띠를 따라 뒤로 내려갔다 다시 꼬인 길을 돌아 내게 돌아올 때까지 잘 참고 견디길 바란다. 난관은 반드시 극복이 되며, 기회는 반드시 성공으로 돌아온다. 먹이를 잡을 순간이 올 때까지 꿋꿋이 기다리는 맹수처럼, 기회가 왔을 때 그 기회를 반드시, 그리고 단단히 잡아야 하겠다.

실패라는 밤이 주는 휴식을 충분히 누리고 새로운 경주를 준비하는 그대에게 행운과 기쁨이 함께 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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