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이 무섭다

by 따뜻한 말 한마디

공황장애로 휴직을 했다가 복직한 지 7개월이 지났다.
길었던 인수인계 끝에 나만의 업무 루틴도 만들었고,
주변에서는 “완전히 적응했다”라는 말까지 듣는다.
특히 나에 대해 불안해하던 팀장님의 “잘 데려온 것 같다”라는 말은 큰 힘이 되었다.


겉으로는 더할 나위 없이 안정되어 보이는 요즘이지만,
나를 괴롭히는 한 가지가 있다.
바로 내일이 무섭다는 것이다.


많은 직장인들이 퇴근 후에도 내일의 업무 걱정을 안고 살아간다.
나 역시 그렇다.
막상 부딪히면 해결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공황장애와 우울증을 겪은 뒤로 나는 스트레스에 훨씬 취약해졌다.


전투 같은 하루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도
나는 온전히 쉬지 못한다.
오늘 일을 곱씹고, 내일은 또 어떻게 해내야 할지 고민하며
머릿속은 좀처럼 멈추지 않는다.

그 자체가 스트레스다.

요즘은 공황 전조 증상이 자주 나타난다.
비상약으로 버티고 있지만,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하나’ 하는 자조가 따라붙는다.
과연 나는 언제까지 나 자신을 감시하며 살아야 할까.
잠시라도 편히 숨 쉴 수 있는 날은 오지 않을까.


결국 잠자리에 드는 순간에도 온몸은 비상 신호를 보낸다.

그리고 생각한다.
“내일이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물론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나는 안다. 근본적인 원인은 이 환경에 있다는 것을.
이 지역, 이 조직을 벗어나야만 낫는다는 것을.


그러나 현실은 나를 붙잡는다.
내 어머니, 그리고 내 반려견.
퇴근해 집에 들어와 이들을 바라보는 순간, 마음은 무거워진다.
내가 책임져야 하는 존재들이 있기에 오늘도 버틴다.


가끔은 이런 생각도 한다.
언제쯤 하루를 ‘버티는 시간’이 아니라,
그냥 ‘보내는 시간’으로 맞이할 수 있을까.

그런 날이 내게 오기는 할까.

일요일 노을이 지는 지금 이 순간, 나는 또 생각한다.
내일이 참 무섭다고.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일은 반드시 온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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