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한때 같은 회사 사람과 연애를 했다.
이제는 남일뿐이고, 혹시 마주치더라도 모른 척 지나쳐야 할 관계가 되어버렸다.
그럼에도 그때의 기억은 남아 있다.
짧지만 웃을 수 있었던 순간이 있었고, 서로에게 진심이었던 시간도 있었다.
굳이 그 추억을 지워낼 필요는 없다.
지나간 시간 속에서도 나에게는 분명 빛나던 순간이 있었으니까.
하지만 주변의 시선은 달랐다.
나이 차이가 컸던 우리는 늘 뒷말에 휘말렸다.
응원보다는 의아함, 이해보다는 비난이 많았다.
자연스럽게 나에 대한 소문이 만들어지고, 누군가는 그것을 즐기듯 퍼뜨렸다.
이별 후 2년 가까운 시간이 지났다.
복직을 했고, 새로운 조직에 적응하며 일상을 이어왔다.
그런데 최근, 한 동료에게서 들었다.
여전히 나를 둘러싼 ‘썰’이 존재한다고.
그 순간 묘한 피로가 밀려왔다.
과연 어떤 이야기들이 나를 따라다니는 걸까.
조직이라는 공간은 언제나 신기하다.
사실이 아닌 것도 사실처럼 굳어지고, 전혀 관계없는 이야기도 진실처럼 유통된다.
사람들은 왜 그런 걸까.
소문을 흘리며 우월감을 느끼는 걸까, 아니면 남의 이야기를 소비하며 잠시나마 즐거워하는 걸까.
나는 다시 한번 지친다.
정작 당사자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데, 왜 가만두지 않는 걸까.
그것도 제법 이름난 대학을 졸업한 사람들이 말이다.
결국 소문은, 학벌이나 지위와는 무관하게 인간이 본능적으로 만들어내는 놀잇감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나는 바란다.
실체 없는 이야기로부터, 나와 상관없는 말들로부터 자유로워지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