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이 싫어져요

by 따뜻한 말 한마디

집이 싫어졌다.
퇴사 후, 아무것도 하지 않고 쉬어야지 다짐했는데,
막상 쉬는 일은 생각보다 어렵다.

몸은 누워 있는데 머리는 여전히 회사의 속도로 돌아간다.
하루에도 몇 번씩 미래를 걱정하고,
그 걱정으로 하루가 채워진다.


예전엔 회사에 짜증나는 일이 있어도
그 감정은 회사에 두고 왔다.
집은 나를 정화시키는 곳이어야 했으니까.

퇴근 후 부정적인 기분이 들면 산책을 나가
그 감정을 흘려보내곤 했다.


그런데 이제는 집이 나를 삼킨다.
생각이 너무 많아지고, 그 생각이 공기를 무겁게 만든다.
휴식이란 게 이렇게도 힘든 일이었나 싶다.

나는 분명 회복을 위해 회사를 떠났는데,

정작 지금은 회복조차 일처럼 느껴진다.


인간은 참 묘하다.
원하던 환경에 도착해도 또 다른 이상을 찾아 헤맨다.
더 나은 조건, 더 나은 나, 더 나은 하루를 원한다.
그러다 결국 아무것도 느끼지 못한 채 하루를 끝낸다.


오늘만큼은 멈춰보려 한다.
아무 생각 없이 앉아 있고,
그저 숨을 들이쉬고 내쉬는 일에 집중하려 한다.
그게 지금의 나에게는
가장 어려운 휴식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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