받아들이고 함께해야 하는 변화들
최근 연재에서 나는 내가 겪고 있는 변화들, 즉 내가 가진 불완전함을 받아들이는 내용을 적었다. 그리고 이에 더하여 내게 일어나고 있는 삶의 변화도 적어보려 한다. 이제는 내가 부정할 수 없으며 받아들여야 내 마음이 편해지는 변화말이다. 처음에는 이런 변화들이 낯설고 그 상황이 싫어 외면하려 했으나, 외면과 도피는 좋은 결말이 있을 수 없다는 것을 깨달은 것일까. 이제는 이런 변화들을 나의 일부로 여기고 새로워진 삶에 적응을 하는 중이다.
붐비는 장소를 피하게 된다
공황 장애가 발병한 이후에 나는 사람이 많은 곳을 많이 가지 않는다. 매번 공황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지만, 일부러 공황이 올 수 있는 환경에는 가지 않으려 하는 것이다. 사실 사람이 많은 장소에서 공황이 일어났을 때를 두려워하는 것이 맞다. 공황 발작이 일어났을 때, 내가 즉시 안정을 취할 수 있는 곳에 있어야 마음이 안정되는 것이다. 그 여파로 버스나 지하철 같은 대중교통의 이용은 되도록 삼가고 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외출의 빈도도 낮아지고 있다.
관계의 단절 및 관계의 진중성을 따지게 된다
예전의 나는 외로움을 많이 타는 사람이었다. 그리고 내 인맥이 얼마나 넓은지, 내 친구가 얼마나 많은지에 만족을 하는 타입의 사람이었다. 하지만 정신 질환을 앓고 있는 지금, 내 주변에는 정말 깊은 관계인 사람을 제외하고 남아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손절을 한 적도 있고, 손절을 당한 적도 있다. 이렇게 인간관계가 정리되면서 인간관계에 대한 많은 고찰을 하게 된다.
내 곁에 있던 그 수많은 사람들이 나에게 필요한 관계였을까, 결국엔 인간은 고독해지는 존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내가 정신 질환을 겪으면서 내게 일어나는 감정적인 변화가 그들이 나를 외면하게 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아닌 사람도 있었다. 결국, 인간은 필요에 의해서 사람을 선택하고 외면하는 것이 아닐까. 내가 감정 조절 능력을 잃었더라도, 내가 그들에게 소중한 사람이었다면 외면당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리고 나도 그들에게 외면받은 사실이 그렇게 슬프지 않았기에 나도 필요에 의해 그들을 원한 것이지, 정말 소중하게 생각하지는 않았다고 생각한다.
혼자가 편한 생활
이전의 많았던 관계를 청산하고, 나는 요즘 나 혼자만의 생활에 익숙해지고 있다. 그 많던 술약속도 없고, 사랑을 나누는 연인도 없다. 하지만 이런 것에 의해 슬퍼하거나 외로워하지 않는다. 나 혼자만의 생활에서 그동안 내가 놓쳤던 부분을 발견하고 있고, 나 자신에 대해 점점 많은 것을 다시 알아가고 있다. 그동안 나는 나 자신이 외향적이고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 것을 좋아한다고 알고 있었다. 하지만 정신 질환의 영향으로 혼자 있는 시간을 보내면서 나 자신의 새로운 모습을 점점 알아가는 중이다. 우선 나는 혼자 있는, 누군가에게 침범되지 않은 시간을 보내는 것을 좋아한다. 나만의 루틴이 있는 삶, 나의 감정을 돌아보고 정리하는 시간을 꼭 보내야 하며 운동을 꾸준히 하는 삶을 좋아한다. 그전까지는 누군가에게 다 맞춰주는 패턴을 보였으나, 지금은 나 자신이 인생에서 0순위인 삶으로 바뀐 것이다. 그렇기에 지금 외부 관계와 잠시 단절되어 있으나 잘 견디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일기 쓰기
정확히는 23년 1월 1일부터 매일 거르지 않고 일기를 쓰고 있다. 거창하진 않지만 매일 나 자신의 감정을 다스리면서, 내가 어떤 상황에서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를 적고 있다. 이렇게 하면서 내가 두려워하는 우울이나 불안, 공황의 상황에서 빨리 벗어나고 두려워하지 않게 대비를 하는 중이다. 그전까지는 내가 언제 우울, 불안, 공황을 경험하는지 제대로 몰랐다. 대비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러한 감정들을 겪다 보니 그 후유증은 배가 되는 것이었다. 그렇기에 나 자신의 감정을 매일 기록하면서 내가 앞으로 좀 더 마음을 다스릴 수 있도록, 안정을 취하는 시간이 길어지도록 수행하는 중이다.
이제는 이런 변화를 글로 써내면서 또 다른 루틴을 만들어가는 중이다. 이렇게 인생에는 다양한 변곡점이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이 끝엔 또 다른 인생의 서막이 있겠지라는 생각을 하면서, 이번 변화를 만끽하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