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적인 도시, 서울

by 따뜻한 말 한마디

오랜만에 서울에 왔다.
친구가 본사로 파견을 가게 되어, 친구도 볼 겸 1박 일정으로 올라왔다.


다시 마주한 서울은 여전히 분주하고 활기찼다.
그 속에서 문득 떠오른 생각,
서울은 참 인간적인 도시라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인간적’이란 따뜻함이나 정서적 친밀감이 아니다.
정말 사람의 냄새, 사람의 움직임이 살아 있다는 뜻이다.
거리마다 누군가가 걷고, 대화하고, 마주치고 있었다.


나는 현재 우리 회사의 지방 사업장에서 근무 중이다.
주력 제품이 생산되는 핵심 현장이며,
계획적으로 조성된 도시답게 구조는 잘 되어 있다.

한때는 ‘선진 도시’라는 말도 들었지만
지금 그곳은 빛을 잃었다.
번화가에도 사람이 드물고, 골목마다 정적이 감돈다.
사람 냄새는 점점 희미해지고 있다.
무엇보다, 젊음이 사라지고 있다.


반면 서울은,
작은 골목 하나에도 사람이 있고
지하철 출구를 나서는 순간마다 누군가의 하루가 시작된다.
무대 조명 아래 끊임없이 움직이는 배우들처럼
이 도시는 지금도 살아 있다.

어린아이처럼
여전히 밝은 미래를 품고 있는 도시 같다.


서울을 걷다 보니, 문득 영화 <인타임>이 떠올랐다.
시간을 무한히 가진 사람들은 늙지 않는다.
젊음과 활력을 유지한 채 살아가는 그들의 모습은,
어쩐지 지금의 서울과 닮아 있다.


언제나 움직이고,
언제나 생명감으로 가득 차 있다.
그래서 이곳은 사람 냄새가 진하다.

피곤한 도시지만,
그 피곤함조차 삶의 온기를 품고 있다.

낯선 사람들과 스치며 걷는 지금,
나는 오히려 오래전부터 연결되어 있던 듯한 느낌을 받는다.
말 한마디 나누지 않았지만,

같은 시간 안에서 함께 살아가는 감각.


내일은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는 날이다.
오늘 이 감각은 단지 꿈같은 일탈일까,
아니면 내가 이제는 움직여야 한다는 신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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