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간의 서울 여행을 마치고 집에 돌아왔다.
KTX를 타고 이동했지만, 먼 거리는 언제나 사람을 지치게 한다.
그럼에도 이번 여행은 내게 큰 의미로 남았다.
무엇보다도, 사람의 '존재감'을 느꼈다는 것.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활기를 띠며 움직이는 풍경은 하나의 장관처럼 다가왔다.
단순히 서울이라서가 아니라,
'우리나라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있었구나' 하는 자각에서 오는 일종의 충격이었다.
동시에 서울의 양면성도 느꼈다.
서울역 근처에 숙소를 잡고, 친구 부부를 만나기 위해 강남으로 향했다.
이제는 그 인기가 많이 식은 파이브가이즈에서 햄버거를 먹으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곳에서 마주친 사람들의 얼굴에는 구김살이 없었다.
나이가 들면서 생긴 습관 중 하나는
사람의 얼굴을 보고 그가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어렴풋이 짐작하게 된다는 것이다.
강남에서 마주친 사람들의 표정은,
피하에서부터 올라오는 긍정적인 기운과 편안함이 느껴졌다.
물론 모든 강남 사람들이 그렇다는 건 아니다.
하지만 가족과 함께 나온 아버지들의 얼굴에서는
고단함이나 주름진 기색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그게 금전적인 여유에서 비롯된 것인지,
아니면 사회적으로 자리를 잡은 데서 오는 자신감인지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나에게는 없는 분위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반면, 숙소가 있는 강북으로 돌아오자
다양한 인간 군상이 눈에 들어왔다.
남대문 시장의 상인들, 거리의 사람들...
그들의 얼굴 아래에는 전혀 다른 분위기가 흐르고 있었다.
방금 전까지 강남에서 느꼈던 여유는 사라지고,
삶의 무게가 고스란히 묻어난다.
지방러로서 내가 너무 편향된 시선을 가진 걸지도 모른다.
하지만 강남과 강북 사이,
극명하게 갈리는 공기의 질감과 분위기는
그저 내 착각이라 하기엔 너무 뚜렷했다.
서로 섞일 수 없는 분위기.
그러면서도 이 모든 게 한 도시에 공존하고 있다는 사실이,
서울이라는 도시를 더욱 복잡하고 호기심 가득한 곳으로 만든다.
다음에는 좀 더 길게 머무르며,
그 사람들과 공간을 더 깊이 겪어보고 싶다.
서울은 그런 도시다.
지극히 이질적이면서도, 강렬하게 끌리는 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