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모르는 부모
오랜 경험을 통해 자식은 부모와의 만남을 앞두고 가슴이 답답하다. 답답하게 생각해야겠다 마음먹은 게 아니라 그냥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답답함이다. 만나면 숨 막히게 답답한 부모와 함께하는 시간 동안 자식은 애써 미소를 띠고 광대이기를 자처한다.
그게 모두를 위한 방법이라 생각한 것이다. 아니, 모두는 아니고 부모를 위한 방법이라 생각한 것이겠지. 자신의 속은 썩어 들어가니까. 부모를 자주 만나는 것도 아니고 특별한 날, 잠깐의 시간 동안 만나는 것이니 그 정도는 감수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정말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 힘에 부치는 때가 있다. 남의 자식과 비교하며 깔아뭉갤 때, 인력으로 어쩔 수 없는 부분을 요구할 때, 모든 걸 부정할 때 자식은 무너진다. 그래도 애써 참아본다. 처음부터 참았던 건 아니다. 울분을 토했던 수많은 시간이 있었고 한참이 지난 뒤에야 겨우 그렇게 된 것이다. 터트린다고 해서 더 나아질 것이 없다는 걸 이제는 너무도 잘 아니까. 굳이 감정을 쏟아내지 않는다.
울분을 토하던 자식이 고분고분 미소를 띠고 이야기를 들어주니 눈치 따위 살피지 않고 마음껏 떠든다. 자식은 그렇게도 많은 것을 속에 담고 참으며 사느라 애쓰는데, 부모는 아무것도 속에 담아두려 하지 않는다. 그냥 모든 걸 쏟아붓고도 더 부을 것이 없는지를 찾는다.
부모는 정말 모르는 걸까. 모른 척하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