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더 반복해야 할까
부모님과의 관계가 힘들어서 나름의 방법으로 시작한 것이 글쓰기였다. 글로나마 내 마음을 풀어내보려고 한 거였다. 글을 쓰다 보면 생각이 정리되고 마음도 어느 정도 다스려진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의 글쓰기는 스스로를 구원하기 위한 몸부림이었다. 어떻게든 내 마음을 다독이고 부모님이 잘해준 것과 못해준 것을 구분하며 그들을 이해하려 애썼다.
하지만 내 안의 상처를 치유하려고 애쓰는 동안, 부모님은 그대로였다. 여전히 그들은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인정하지 않는다. 그럴 때마다 마음이 무너져 내린다. 나를 인정해주지 않고, 내가 싫어하는 행동들을 그대로 하면서, 자신들은 존중받길 바라는 그 모순적인 모습에 화가 치밀어 오른다.
주말 동안의 만남에서 그렇게 또 무너지고 말았다. 그동안 글쓰기를 하고 그들을 이해하려고 했던 모든 노력이 부질없게 느껴졌다. 내가 아무리 나 자신을 다독여도 부모님의 한 마디, 표정에 다시금 흔들리고 마는 것이다.
"왜 나는 이렇게 고통받아야 하지?" "왜 나만 이해해야 하지?" 이런 질문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떠오른다. 그들은 내가 왜 이렇게 힘들어하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 아니, 이해하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는 것 같다. 그저 내 성향을 '이상하다'라고 치부하고, 내가 싫어하는 것들을 '고집'이라며 무시한다.
내가 더 화가 나는 부분은 당신들이 그렇게 행동하면서도 정작 당신들은 존경받고 싶어 한다는 거다. 너무나도 이기적인 태도 앞에서 무력해진다.
어쩌면 평생 그들에게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인정받지 못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들의 기대에 맞추지 않으면 영원히 '성격이 이상하고 문제 있는 자식'으로 남을지도 모른다.
예전에는 내가 이상한 거라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아니다. 내가 느끼는 이 분노와 서운함이 정당하다는 것을 스스로에게 말해주려 한다. 그들과 나의 성향이 다른 것일 뿐, 내가 이상하거나 잘못된 것이 아니라는 것을.
결국 또 이렇게 스스로를 구원하기 위한 글을 썼다. 이 글쓰기는 언제까지 반복해야 하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