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이고 입히고 재워준 정

그것도 정이라면 정이겠지

by 피오마


성장 과정의 영향으로 성인이 되어 부모와 관계가 소원해졌다 하더라도 부모를 미워하지 않으려 노력해야 하는 이유는 뭘까.


부모가 부정적 영향을 주긴 했어도 성인이 되기 전 의식주를 해결해 준 것을 비롯해 뒷바라지해 준 부분에 대해서까지 부정할 수는 없어서다.


의식주를 해결해 주고 뒷바라지해 주는 것이 부모의 기본적인 역할이지만, 기본적인 것이라고 해서 당연한 것은 아니니까.


하지만 많은 자식들이 그 부분을 간과하고 부모라면 마땅히 했어야 하는 것을 굳이 감사하게까지 여겨야 하냐고 생각하기 쉽다. 그 외적인 부분에서 너무 상처를 받았기에 보고 싶은 것만 보게 되는 것이다.


상처받은 것만 생각하면 너무 밉지만, 먹이고 입히고 재워준 정을 무시할 수 없기에 부모를 마음껏 미워할 수도 없다. 보고 싶은 것만 보다가도 속정이 틈을 비집고 나오는 것이다. 그래서 부모 자식 관계가 좋지 않은 경우에 무조건 증오하지 못하고 애증의 관계가 형성될 수밖에 없다.


먹이고 입히고 재워준 정, 그것도 정이라면 정이기에 이십여 년을 같이 살았던 세월을 무시할 수 없다. 고운 정만 들었을 때보다 미운 정이 함께 더해지면 관계가 정말 어려워진다. 마음껏 미워할 수도, 마음껏 사랑할 수도 없는 복잡 미묘한 관계 때문에 늘 마음이 힘들다.


어떤 때는 부모를 이해해 보려 노력하다가, 어떤 때는 왜 나만 이해해야 하는지 억울한 마음에 다 그만하자 한다. 그러다 또다시 이해해보려 하고, 또 그만하고를 끊임없이 반복하게 된다. 답이 없는 문제를 어찌해야 할지 안타까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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