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할 말은 아닌 것 같아.
중학교 시절에 만나 싸우고 화해하길 반복하며 정든 친구가 있다. 그 친구와의 인연은 내가 결혼을 하고, 첫 아이를 낳은 후에도 이어졌다. 하지만 결혼해서 아이가 있는 나의 상황을 미혼인 그 친구가 온전히 이해할 수 없었고, 어떤 사건을 계기로 연락이 끊어졌다.
엄마의 이기심이 불러온 그 사건으로 이십여 년의 우정이 무너졌고, 친구가 몇 되지도 않았던 나는 그렇게 인간관계를 더 좁힐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얼마 전 아무렇지도 않게 그 친구와 다시 잘 지내보라는 엄마의 말에 그동안 참아 온 여러 감정이 폭발했고, 그때 왜 그렇게 된 건지 모르냐고, 누구 때문인지 정말 모르냐고 소리쳤다.
엄마가 그때 너무 이기적이었다고, 미안하다고 해주길 바랐지만 역시 너무 큰 욕심이었다. 당시 상황에 대한 얘기는 한마디도 없고 네가 외로울까 봐 그 친구와 다시 잘 지내보라고 한 거라고 말했다. 나를 가장 외롭게 만드는 건 바로 엄마라고, 그걸 어떻게 모를 수 있냐고 말하고 싶었지만 미처 내뱉지는 못했다.
그렇게 말한다고 해도 토닥여줄 사람이 아니라는 걸 이제는 아는가 보다. 일말의 기대조차 사라져 버린 이 상황이 정말 시리도록 아프다.
그저 따듯한 말 한마디, 그거면 충분한데 그게 어려운가 보다. 이제는 그 어떤 기대도 하지 않으려고 한다. 그게 덜 상처받는 방법이니까. 어떻게든 내가 살아야 하니까.
그게 최선의 방법이어서가 아니라, 달리 더 좋은 방법이 없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