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in Mar 25. 2024

기존의 믿음을 버려라!

'세이노의 가르침'의 저자 세이노는 '현재까지 믿고 있는 것들에 No를 외치라'라고 말한다. 어쩌면 나는 아주 어린 아이였을때부터 No를 외치고 있었는지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아들 삼 형제의 장남이 아버지와 결혼한 어머니는 나와 내 여동생인 딸 둘을 낳고 아들을 낳아야 한다는 압박감을 내가 초등학교 5학년이 됐을 무렵 한 늦은 나이의 임신이 자궁 외 임신 합병증으로 쓰러져 병원으로 실려갈 때까지 갖고 있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어머니에 그렇게 아들을 낳으라며 압력을 넣으시던 할머니는, 맞벌이 교사로 여기저기 이주를 하던 부모님을 대신해 나를 키워주시며 나를 세상에서 제일 중요한 손주 명단에 넣으시고는, 삼촌들이 연이어 나은 아들손주들은 거들떠도 보지 않으셨다. 

언제나 나의 편이셨던 할머니는 어머니와 항상 고부갈등을 겪으셨고, 그걸 보면서 자란 나는 내가 기억하는 한 아마 유치원생이던 무렵부터 '나는 결혼을 하지 않겠다'라는 말을 하기 시작했다. 

'어째서 사람들은 자기 자신의 모순을 알지 못할까'


세이노의 추천책에 들어있는 '공자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라는 책을 읽기 시작했다. 그 제목만으로도 통쾌하지 않은가? 적어도 나에게는 그렇다. 글을 읽으면서 역시 세이노저자가 추천할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듣기에는 익숙하지만 막상 무엇인지 모르는 '유교'라는 사상은 중국 춘추시대의 유학자인 공자가 내세운 이론이다. 그런데 그 배경을 살펴보면 여타의 많은 정치가들이 그러하듣이 사람들을 잘 구슬리기 위한 하나의 수단이었으며, 그 또한 자기 자신의 생각이 아닌 기존의 이론을 끌어왔을 뿐이다. 

그런 유교를 뜬금없인 조선을 세운 태조 이성계가 자신에 대한 여론을 바꾸고 사람들을 통제하고자 끌어왔던 것이 마치 우리의 전통적인 이념인 듯 되어 버린 것이다. 물론 이는 내가 역사에 대한 전문가도 아니고 그에 대한 지식이 탁월하지도 않기에 내가 아는 선에서 말한 것이다. 

이 유교의 기본윤리라 할 수 있는 부모에 대한 효, 어른에 대한 공경, 여성 비하는 아마도 우리 사회가 갖고 있는 모순의 시작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어린 시절 그렇게 거부하던 결혼을 하게 되었을 때 나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이 모순적인 한국의 결혼제도와 가족관계에 반쯤은 항복하고 반쯤의 전쟁을 벌이자는 각오를 했을지도 모른다. 남편의 부모님은 좋은 사람들이지만 그들 밑바닥에 자리 잡은 이 유교의 사상을 자신의 환경과 입맛에 맞게 변형시켜 장착(?)하고 있었다.

강원도 시골에 있는 아들이 없던 나의 어머니는 명절마다 제사를 지내고 계셨고, 많은 형제들의 막내아들과 결혼한 시어머니는 명절은 딸만 셋이던 자신의 언니들과 조촐히 편안한 명절을 보내셨다. 결혼을 한 후 시어머니는 시집을 왔으니 명절에는 시댁에 먼저와 야한 다는 유교 원리론을 강조하셨고 몇 년의 갈등 끝에 설에는 시댁에 먼저 가고, 추석에는 친정에 먼저 가는 암묵적인 합의가 이루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 년이 지나자 시어머니는 명절에 운전해서 멀리 가는 것도 힘드니, 본인의 언니 집에서 시댁에서 오는 그 집 딸들 가족과 같이 명절을 보내자며 억지를 부리기 시작하셨다. 


어느 정도의 합의하에 유지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던 나의 결혼 생활은 그렇게 금이 가기 시작했고, 나는 중간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착한 남편을 버려야 하나 하는 생각까지 하게 되었다. 그렇게 나의 이민 준비는 시작되었다. 


누구나 인정하는 게 있다면 '자식 사람은 내리사랑'이라는 것이다. 부모는 자식에게 나무와 같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언제나 그 자리에 있어주며 언제라도 와서 기댈 수 있는 나무말이다. 그렇다고 자식에 대한 희생으로 살아서도 안된다고 생각한다. 아니 어쩌면 희생이라 생각하는 자체가 말이 안 되는 것이다. 내가 자식을 사랑해서 해줄 수 있는 부분을 하면서 그걸 희생이라 생각하면, 결국은 그에 대한 대가를 기대하는 것도 당연한 것 아닌가.



세상에 무엇이든 이념으로 포장된 것이 있다면 나는 그것을 모순으로 정의한다. 그것이 정치적 이념이던 종교적 이념이든 말이다. 보통의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이념은 없을 때가 있을 때보다 행복하다. 그렇지 않다면 정치적 이념에 의한 전생과 종교적 이념에 의한 전쟁의 희생자들이 역사 속에서 쌓여가는 것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세상에는 좋은 사람들과 나쁜 사람들이 있지만 그것은 이념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그렇지 않다면 종교적 신앙이 깊은 사람들이 범죄를 저질수 있을까? 

종교에 대한 나의 생각은 고등학교 때 윤리시간에 배운 '종교는 사람들의 마음과 안정과 평화를 위해 만들어졌다'라는 의미로서가 다이다. 나는 무신론자는 아니지만 종교로 인해 사람이 좋은 사람으로 변하지 않는다고 생각할 뿐이다. 


다만 사람들이 어떠한 이념, 신앙을 자신들의 이익을 위한 무기로 사용하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 몰입은 커녕...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