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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n Oct 21. 2024

잠재의식 속의 나는 어떤 사람일까?

내과 진료와 외과진료의 차이점은 분명하다. 내과진료는 하루에 치료가 끝나진 않지만, 중간에 치료반응이 좋지 않으면 치료 방향을 바꿔 교정이 가능하고, 외과는 하루 단 몇 시간의 진료로 치료가 끝이 나지만, 치료결과가 좋지 않으면 교정이 힘들다는 것이다. 

최근에 한 두 수술이 결과가 생각보다 좋지 않아 속이 좀 상했다. 100프로의 치료 성공률이란 있을 수 없지만, 치료가 잘 되지 않으면 그 일이 해결될 때까지 속상한 직업이다. 

그날 그 진료가 잡힌 날이면 아침부터 걱정이 되고 불안해진다. 


그런데 요즘 몇 주가 시작한 새로운 아침루틴이 내 생활을 바꾸기 시작했다. 아침에 두 딸의 등교를 시키고 출근해야 하는 통에 전보다 더 일찍 일어나야 하는 상황이 되자, '그냥 아침에 일찍 일어나 버리자'는 마음으로 아침 6시 기상을 시작했다. 

평소보다 일찍 일어나 해가 뜨기 전 강아지와 산책을 나간다. 가볍게 조금 뛰고 언덕까지 산책을 삼십 분 정도하고 집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준비를 마치면 7시 정도가 되고, 아이들과 7시 반정도쯤에 나가기 전까지 이십 분 이상의 시간의 여유가 생긴다. 그래서 시작한 아침 명상. 

식구들의 아침 준비로 시끄러우니 나는 이어 버드를 끼고 유튜브로 빗소리를 들으며 이십 분간 조용히 생각을 정리한다. 처음에는 호흡을 따라가는 연습을 했고, 이후에는 내가 지금 이루고 싶은 일들이 이뤄졌을 때의 감정을 생각했다. 

물론 아침 일찍 기상과 산책 후에는 노곤해지기도 해서 중간에 잠깐씩 졸기도 하는 것 같다. 하지만 이 아침 루틴을 하고 나면 마음이 평온해진다. 그리고 하루의 일과과 좀 더 수월하게 느껴지기도 하는 듯하다. 



유튜브에 나오는 자기 계발에 대한 이야기들, 그리고 시크릿으로 대표되는 자기 계발서는 잠재의식에 대해 많이 논의하곤 한다. 우리의 생각이 우리를 지배한다는 것. 처음에는 '그래. 사람이 자기가 하고자 하는 마음을 강하게 먹으면 그렇게 되겠지'하는 막연한 생각을 했던 것 같기도 하다.

그런데 웃긴 건, 최근에 읽은 만화로 읽는 인문학에서  프로이트의 '꿈의 해석'이나 스위스의 분석 심리학을 대표하는 '칼 융'의 이야기를 읽을 때도 나오는 중심이야기가 '잠재의식'이라는 것이다. 

우리에게는 의식과 잠재의식이 있다. 그런데 우리의 잠재의식은 어쩌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우리 삶에 아주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게 그들의 생각이다. 그것이 꿈으로 나타나기도 한다는 것이 프로이트나 융의 생각이었던 듯하다. 

그런 잠재의식의 우리가 진정으로 원하거나 생각하는 것들을 사실상 이룰 수 있게 우리를 세팅하는 힘이라고 할 수 있다. 

사람들은 말로는 '행복하게 살고 싶다' 혹은 '부자가 되고 싶다'라고 말하지만, 실제 생활에서는 부정적인 이야기들에만 관심을 보이거나 내가 절대 부자가 될 일은 없다는 믿음을 갖고 있기도 한다.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내는 것이 아마도 내가 어떤 방향으로 가고 있는가 알 수 있는 길이기도 한 것이다. 그리고 내가 시간 날 때마다 하는 생각, 그 의식이 우리의 무의식 혹은 잠재의식에 각인이 되어 우리의 미래를 결정하는 것일 수도 있다. 




사람은 자신의 상황이나 상태에 따라 똑같은 스트레스에 대해 다른 반응을 보이곤 한다. 감정의 여유공간이 다르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라 생각한다. 

아침 명상을 하면서 느낀 건 그런 나의 심리적 여유공간이 늘어났다는 생각과 그냘의 스트레스에 대한 나의 반응도 전보다 덜하다는 것이다. 

매일 산책을 하기 전에는 주변환경에 따라 쉽게 컨디션이 나빠지고 감기기운이 돌기도 했는데, 지금은 그런 부분에 대한 신체적인 여유분이 생겼다는 생각이 든다. 일을 매일 해야 하는 입장에서 아프면 제일 손해인건 나이기 때문에, 늘 좋은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는 건 아주 기분 좋은 일이다. 

이제 내가 해야 하는 일은 잠재의식 속의 나를 내가 원하는 사람으로 만들기 위해 나의 의식을 정비하는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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