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생존 사회→각자도생 사회로 전환, 한국의 경쟁 사회

5천 년동안 외세의 침략, 식민 지배, 전쟁 끝에 풍요 속 국가 소멸까지

by 이월

대한민국은 지난 5천 년의 역사 동안 외세의 침략과 식민 지배, 그리고 전쟁의 폐허 속에서도 끈질기게 생존해 온 국가입니다. '한강의 기적'이라 불리는 압축적 경제 성장은 한국을 세계 10위권의 경제 대국으로 끌어올렸으며, K-문화는 전 세계를 매료시키고 있습니다. 그러나 역사상 가장 막강한 경제력과 안보를 확보한 지금, 대한민국은 역설적으로 '국가 소멸'이라는 전대미문의 위기에 직면해 있습니다.

Gemini_Generated_Image_ziekcmziekcmziek.png Gemini(생성형 ai)가 그린 서울의 모습
본격적인 경쟁의 시작

한반도에서 지난 수천 년간 내부 갈등이 있어도 외부에서 적이 공격해 온다면 잠시 내부 갈등을 멈추고 외부의 적을 막아냈습니다. 한국전쟁 이후 배고픔과 가난에서 벗어나고 더 깨끗한 환경 살아야겠다는 목표로 사람들은 뭉치게 만들어 빠른 경제 성장이 가능했습니다. 그러나 높은 경제 수준과 안보를 갖게 된 지금은 또 다른 방식으로 내부의 경쟁이 시작되었습니다.


0~15세, 더 좋은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에 가기 위한 경쟁

16~19세, 더 좋은 대학, 학과에 들어가기 위한 교육 경쟁

20~25세, 더 좋은 스펙, 인턴 경험을 위한 노력

26~35세, 중소기업보다 공공기관 & 공기업, 대기업에 들어가기 위한 취업 경쟁

36세부터, 서울시 내에 집을 사기 위해, 더 비싼 곳으로 가기 위한 경쟁

결혼 후, 아이를 더 좋은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에 보내기 위한 경쟁 시작 - 위의 과정 반복

이러한 치열한 경쟁과 숨 막히는 사회에서 벗어나는 사람들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10대, 20대를 보냈지만 눈앞에 펼쳐진 더 많은 경쟁을 보며 벗어날 수 없는 굴레 속의 예측 가능한 미래를 보며 나 혼자만 건실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갖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것입니다.

결합차트.png 25~34세 청년 미혼율 & 1인 가구 청년 비율, 출처 - 국가데이터처

국가데이터처의 청년의 삶 보고서를 보면 청년 미혼율과 청년의 1인 가구 비율이 급격하게 상승하는 통계를 볼 수 있습니다. 25~29세 남녀는 사실상 결혼을 안 하며 30~34세 남녀는 절반 이상이 결혼을 안 합니다. 과거 외세 침략이 심했던 시절 '집단 생존'을 위해 가족을 형성했으나, 현대의 무한 경쟁 사회에서는 '개인 생존'을 위해 가족 형성을 포기하는 것이 합리적 생존 전략이 된 것입니다.

이러한 무한 경쟁 사회를 보면 이러한 생각이 듭니다. "좋은 학교를 나와 좋은 기업에 들어가고 연봉을 더 많이 받아 서울의 좋은 아파트에 들어가는 것까지는 좋은데 남들보다 더 잘 살게 되면 뭐가 좋을까?"
Gemini_Generated_Image_x7uilhx7uilhx7ui.png Gemini(생성형 ai)가 빛나는 서울의 한복판 청년의 모습

한국을 떠날 것이 아니라면 어렸을 때부터 수많은 경쟁을 이기며 좋은 위치에 오르더라도 경쟁에서 뒤처진 사람들을 내가 번 수익(세금)으로 부양해야 합니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도태되고 버려진 사람들(쉬었음 청년, 은둔 중년/고립 중장년 등)은 결국 우리 사회가 짊어지고 가야 하는 사람들입니다.

목표를 향해 달려가다 보면 인간은 경주마가 되어 양 옆, 뒤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생각하지 못한 채 앞만 보고 달려갈 수 있습니다. 2026년부터는 무한 경쟁 사회와 빠른 경제 발전 속에서 잊어버린 게 무엇인지 생각해봐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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