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히든페이스에 나온 지하실, 밀실에서 사람이 살 수 있을까?
영화 중 주인공이 지하실이나 밀실에 갇혀 그곳을 탈출하거나 그 안에서 살아가는 영화가 많습니다. 영화 히든페이스의 경우, 내부에서는 외부가 보이지만 내부에서는 완벽한 방음과 차단으로 나갈 수 없는 밀실이 나옵니다. "과연 외부와 차단된 밀실에서 인간이 살아갈 수 있을까?"라는 질문이 생겨 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인간의 호흡
산소를 소비하고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인간의 호흡에서 성인 1인의 분당 호흡량은 약 6L/min이며, 휴식 시 산소 소비량은 분당 0.5~0.6L,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시간당 약 30.6L로 추산됩니다. 밀폐된 방에 성인이 갇힐 경우, 산소 결핍(Hypoxia)보다 이산화탄소 과다(Hypercapnia)가 문제가 됩니다.
밀폐된 방(예: 10ft x 15ft x 8ft, 약 34,000 리터 부피)에 성인이 갇힐 경우, 대기 중 산소 농도가 16%로 떨어지는 데 약 3.9일이 소요되며, 실신을 유발하는 11% 이하로 떨어지기까지는 약 7.8일이 소요됩니다. 또한, 날숨의 약 5%는 이산화탄소이며 동일한 공간에서 이산화탄소 농도가 5%가 되는 시간은 약 3.9일입니다.
이산화탄소 독성은 농도 2~4%에서 이미 호흡 곤란과 '공기 기아(air hunger)' 현상을 유발하며, 7~10% 농도에서는 중추신경계 억제로 인한 혼수 및 사망을 초래합니다. 따라서 화학적 스크러버(Scrubber)나 환기 장치 없이 밀폐된 방에 갇힐 경우, 거주자는 산소가 고갈되어 질식하기 이전에 이산화탄소 중독으로 인한 고탄산혈증성 혼수(Hypercapnic coma)로 사망하게 됩니다.
생체 대사 노폐물: 암모니아(NH3)와 하수 가스(Sewer Gas)
인간의 소변에 포함된 요소(Urea)는 가수분해되어 암모니아와 이산화탄소를 생성합니다. 환기가 되지 않는 공간에서 양동이 등을 이용해 용변을 해결할 경우, 암모니아 가스의 축적 속도는 예상보다 빠릅니다.
성인은 피부와 호흡을 통해 시간당 약 0.4~1.4mg의 암모니아를 배출하며 소변 내 암모니아 농도는 최대 최대 24,000 ppm에 달합니다. 이는 기체 상태로 상전이(phase transfer)되어 실내 공기를 오염시키며 대기 중 암모니아가 쌓인다면 폐포 내 수분 저류(폐부종)를 유발하여 '마른 익사(dry drowning)'와 유사한 상태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또한, 안구의 각막에 손상을 입히며 최악의 경우 영구적인 실명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만약, 반지하 지형일 경우 실제 하수도와 연결된 지하 공간에서는 황화수소(H2S)와 메탄(CH4)의 위험이 상존합니다. '계란 썩는 냄새'로 알려진 황화수소(H2S)는 저농도에서 불쾌감을 주지만, 농도가 100ppm을 넘어가면 후각 신경을 마비시킵니다(Olfactory Fatigue). 이로 인해 거주자는 가스 누출을 인지하지 못한 채 중독되어 사망에 이를 수 있습니다.
메탄(CH4)은 가연성이 높아 5~15% 농도에서 폭발 위험이 있으며, 공기보다 가벼워 밀폐된 공간 상부에 축적되거나 산소를 밀어내어 질식을 유발합니다. 하여 밀실에서 생활을 할 경우, '환기(Ventilation)'가 식량이나 물보다 선행되는 절대적으로 중요합니다.
태양광의 부재 - 비타민 D
지하 감금이나 밀실에서 장시간 거주의 경우, 가장 큰 환경적 위험은 태양광의 부재입니다. 단순히 어둠 속에 사는 것을 넘어, 인체의 대사 시스템, 면역 체계, 골격 구조를 본다면 시간이 갈수록 신체 상황은 나빠집니다.
실제로 3096일 동안 감금되어 있었던 "The Natascha Kampusch Story: 8.5 Years in Captivity"를 보면 태양광의 중요성을 알 수 있습니다. 지하 환경에서 인공조명만으로는 충분한 자외선 B(UVB)를 얻을 수 없으며, 이는 심각한 칼슘 대사 장애로 이어집니다.
구루병(Rickets)과 골연화증: 프리철 사건의 피해 아동들(케르스틴, 슈테판)은 성장기에 태양을 보지 못해 심각한 구루병을 앓았습니다. 뼈가 칼슘을 흡수하지 못해 물러지고 휘어지는 증상으로, 다리가 활처럼 휘거나 척추가 변형되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성인인 엘리자베스 프리철 역시 골연화증으로 인한 극심한 뼈 통증과 골절 위험에 노출되었습니다.
치아 손실: 비타민 D 결핍은 치조골의 약화를 초래합니다. 엘리자베스와 케르스틴은 감금 기간 동안 대부분의 치아를 잃었는데, 이는 영양 결핍과 더불어 비타민 D 부족이 치아 유지에 필수적인 칼슘 항상성을 무너뜨렸기 때문입니다.
신체 발달 지연(Psychosocial Dwarfism): 나타샤 캄푸쉬는 8년의 감금 기간 동안 단 15cm만 성장했으며, 발견 당시 체질량지수(BMI)는 14.8로 기아 수준이었습니다. 영양 부족뿐만 아니라 극심한 심리적 스트레스가 성장 호르몬 분비를 억제하는 '심리사회적 왜소증'의 전형적인 사례로 분석됩니다.
면역 체계의 붕괴 (Immune Competency Collapse)
면역학적 순진 상태(Immunological Naivety) - 지하에서 태어난 프리철의 아이들은 외부의 병원균에 노출된 적이 없어, 면역계가 훈련되지 않은 상태라서 구조 직후 큰 딸이 원인 불명의 감염으로 다발성 장기 부전(Multiple Organ Failure)을 일으켜 혼수상태에 빠졌습니다. 또한, 자가면역 질환의 위험에 있어 면연계가 자신의 신체를 공격할 수도 있다고 합니다.
신경심리학적 영향 및 사회적 고립, 뇌 가소성의 역기능
외부 자극의 차단, 사회적 고립 등 물리적 밀실은 심리적 감옥으로 뇌의 물리적 구조를 변화시켜 피해자의 자아가 생존에 적합한 형태로 재조립한다.
해마(Hippocampus)의 위축 - 장기적인 고립과 단조로운 환경은 기억과 공간 학습을 담당하는 해마의 부피를 감소시켜 기억력 감퇴, 지남력(Orientation) 상실 등의 후유증을 가질 확률이 크다.
감각 박탈과 환각 - 외부 자극이 차단되면 뇌는 자체적으로 자극을 생성하려고 하며 이는 '감금 정신병(Confinement Psychosis)' 또는 'SHU 증후군'이라고 한다. 이 과정에서 환청, 환각, 편집증적 사고가 발생하여 작은 배관 소리, 미세한 진동에도 과민하게 반응한다.
위와 같은 내용으로 인간은 밀실 및 지하철 장기 거주는 특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생존을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인간성(Humanity)'과 '생물학적 온전성(Biological Integrity)'의 상실로 귀결됩니다. 즉, 밀실 생존자는 생물학적으로 살아있어도 사회적으로 죽음을 맞이할 확률이 큽니다.
출처
1. Breathable Air in a Refuge Chamber: Oxygen, Carbon Dioxide, Carbon Monoxide - MineARC Systems
2. Important Things to Know About Landfill Gas - www.health.ny.gov
3. Ammonia Toxicity - StatPearls - NCBI Bookshelf
4. Air: Sewer Gas | Wisconsin Department of Health Services
5. Methods for controlling stored urine odor in resource-oriented sanitation - SciSpace
6. What happens to your body when you get morning sunlight? - m.economic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