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두막(cabin)에서 벌어지는 두 남자의 심리 스릴러 뮤지컬
한 달 전쯤, 스쳐 지나가듯 본 뮤지컬 <케빈>이 아직도 많은 관광객이 보고 있길래 이번 기회에 보고 왔습니다. 오두막에서 두 남자의 심리스릴러 장르라는데 과연 어떤 내용이 있을까 궁금해서 봤는데 후반부로 갈수록 주변에서 눈물 흘리는 사람과 훌쩍이는 소리가 많이 듣게 되는 뮤지컬이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래 내용부터 작은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뮤지컬은 한 남자(데이)가 의자에 묶여서 풀어달라고 소리치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이때 다른 한 남자(마이클)가 나타나 그를 풀어주며 비 내리는 오두막에 우리 둘만 남겨져 있고 문은 열리지 않는다고 설명합니다.
데이는 문을 부수려고 시도하고 쓸만한 물건이 있는지 뒤지며 이곳을 나가려고 노력합니다. 하지만 마이클은 어째서인지 데이를 돕는 것인지 돕는 척을 하는 것인지 의심쩍은 행동 하고 데이는 이를 의심합니다.
데이의 직업은 종군기자였다가 현재는 국내로 돌아온 기자였으며 마이클은 제약회사의 진실을 폭로하려는 연구원으로 소개됩니다. 데이는 마이클이 이메일을 보냈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닫고 이 둘은 친구가 됩니다. 그리고 오두막에서 탈출하기 위해 기억을 하나씩 되짚어 보고 이를 기록하며 진실에 다가갑니다.
데이가 진실에 다가가는 모습을 마이클은 항상 지켜보고 있습니다.
진실이 밝혀질수록 데이와 마이클이 마주하기 싫었던 사실에 점점 다가가며 분위기는 극에 달합니다. 기억하고 싶지 않았던 그 사건과 그 진실이 밝혀졌을 때 이 둘은 부둥켜안고 서로를 용서하며 오두막[케빈]에서 나오게 됩니다. 우리도 오두막에 들어갈 때 받았던 편지의 내용을 오두막에서 나올 때 비로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최근 10년간, 한국에서는 수많은 사건·사고가 발생했고 수년, 수십 년이 지난 지금도 그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수많은 사람이 아직 그 사고 속 현실에서 살아갑니다. 어쩌면 아픈 선택을 할 수 있고 이전과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변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저는 치유하지 못할 끔찍한 사고를 겪은 사람의 마음을 사건의 당사자는 완전히 이해할 순 없습니다. 상상할 수도 없고 그런 사고가 일어나기도 바라지 않길 바랄 뿐이지만 이 뮤지컬을 보고 그분들을 조금이라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사고 이후 묵묵히 살아가시는 분들이 얼마나 대단한 분들이신지도 알게 되었습니다.
오두막에 들어갈 땐 그저 심리스릴러인 줄 알았고, 중반까지 이 둘을 가둔 사람을 찾아가는 두 사람을 응원합니다. 하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두 사람이 평범하지만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 알게 되며 현실에서도 평범하지만, 대단한 사람이 많다는 것을 알고 나오게 되는 뮤지컬 <케빈>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