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5호선에서 배우는 삶의 무게

by 퇴근길 사색가

아침마다 붐비는 지하철에 몸을 싣는다.

사람들 사이에 끼어 서 있으면, 그 순간만큼은 누구도 특별하지 않다. 다 같은 직장인이고, 학생이고, 부모이고, 그냥 하루를 버티러 나가는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이 된다.


가끔은 지쳐 보이는 눈빛과 어깨, 이어폰에 의지해 세상을 차단하는 모습, 졸린 눈으로 창밖을 바라보는 표정이 눈에 들어온다. 그 속에서 나 자신을 본다. "나도 저런 표정으로 서 있겠구나" 하고.


예전에는 지하철 출근길이 그저 피곤하고 짜증 나는 일상의 일부였다. 그런데 요즘은 이 풍경이 조금 다르게 보인다. 저마다의 이유로, 저마다의 책임을 짊어진 채 하루를 시작하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묘한 연대감을 느낀다. 나 혼자 힘든 게 아니라는 사실이, 이상하게 위로가 된다.


마흔이 넘으니 삶의 무게라는 게 더 선명하게 다가온다. 회사에서의 책임, 가정에서의 역할, 미래에 대한 불안. 이 모든 것이 출근길의 인파 속에서 하나로 겹쳐진다. 그러나 동시에, 그렇게 각자의 삶을 묵묵히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이 나를 다시 일으켜 세운다.


지하철 손잡이를 꼭 쥐고 있는 내 손처럼, 오늘도 우리는 각자의 무게를 붙잡고 하루를 시작한다.

그리고 그 하루들이 쌓여 결국 우리의 인생이 된다.


지하철5호선에서 배우는 삶의 무게는

결국 함께 살아가는 힘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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